왕정훈·이수민 “맛집 이야기로 시간 보내요”

  • 등록 2016-07-18 오전 6:01:00

    수정 2016-07-18 오전 6:01:00

이수민(왼쪽)과 왕정훈이 그린 위에서 손으로 공을 굴리고 있다.(사진=조희찬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서로 맛집을 복기하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랜다. 함께 있어 웃을 수 있다.

유럽프로골프(EPGA)에서 활약 중인 왕정훈(21)과 이수민(23·CJ오쇼핑)은 11일 끝난 스코티시 오픈에 이어 18일 끝난 디오픈까지 함께하고 있다. 나이가 비슷한 둘은 필드 밖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시간을 보낸다.

앞서 열린 스코티시 오픈에서 사이좋게 컷 탈락한 둘이지만 연습 그린에서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수민이 손으로 골프공을 홀컵 주변으로 굴렸다. 왕정훈, 이수민의 캐디 마이크 김 씨, 왕정훈 캐디 고동우 씨가 뒤를 이어 공을 홀컵에 굴렸다. 곧이어 왕정훈과 고동우 씨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알고보니 이수민 팀이 내기에서 졌다. 왕정훈과 고동우 씨는 “공을 가까이 붙인 팀이 이긴다. 저녁값 내기를 했는데 우리가 이겼다”며 팔짝 뛰었다.

거하게 저녁을 먹은 후 급조된 스코티시 오픈 패밀리(?)가 숙소 로비에 모였다. 대화의 화두는 골프가 아닌 음식이었다. 2주 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고동우 씨가 “난 가자마자 짜장면 먹을 거야”라고 잇몸을 환히 드러냈다. 마이클 김 씨는 “압구정 로데오에 만두 맛집 또 가고 싶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수민이 “형, 살 빼야지”라고 캐디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날렸다. 그는 “이러고 시간을 보낸다. 물론 컷 탈락하면 기분이 좋지 않지만 서로 음식 이야기를 하면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고 껄껄 웃었다.

배를 만지던 마이클 김 씨는 “(이)수민이와 궁합이 잘 맞는다. 좋은 동생이다. 지난 선전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을 때는 내일처럼 기뻤다”며 “물론 통장에 인센티브가 들어온 것을 확인했을 때도 정말 기뻤다”고 진심 섞인 농담을 던졌다.

한국 골프 미래들의 일상은 소소했다. 한창 연애도 할 나이지만 여유도 시간도 없다. 왕정훈은 “두 가지를 다 얻을 수는 없는 것 같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왕정훈과 이수민에게 ‘라면 전달식’이 있었다. 라면, 고추장, 깻잎 등을 둘에게 넘겼다. 다음 주 디오픈에 참가하는 왕정훈과 이수민은 손에 라면을 들고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왕정훈(오른쪽부터), 이수민, 마이클 김, 고동우, 다니엘 임(사진=조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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