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압승‥"英, 노딜로 떠난다"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 前외무…2차 경선서도 압승
각종 구설수·기행에도 지지 완고…차기 총리 ‘청신호’
명문家·엘리트 코스 밟은 언론인 출신…이색적 이력
親서민·브렉시트 종결자 이미지…대중 지지 얻는 이유
  • 등록 2019-06-20 오전 12:00:00

    수정 2019-06-20 오전 12:00:00

보리스 존슨 전(前) 외무장관 [사진= AFP 제공]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급부상했다. 그가 테리사 메이 총리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론자다. 총리에 당선되면 영국은 어떤 형태로든 EU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존슨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보수당 의원 313명이 참여한 2차 경선 투표에서 126표를 얻어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46표)을 다시 한 번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 13일 1차 경선 투표에서도 114표를 얻어 2위인 헌트 외무장관(43표)에 압승했다. 2차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 2명이 남으면 다음달 22일부터 약 12만5000명의 전체 보수당원들이 우편 투표를 통해 차기 총리를 결정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리스 전 장관에 대해 “다우닝 스트리트 10번지(영국 총리 관저)까지 한 걸음 남았다”고 평했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전 장관의 부유한 집안 배경, 솔직함을 넘어선 막말과 산만한 언행, 각종 스캔들, 금발의 백인, 보수적·인종차별적 성향 등을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한다. 특히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 정책을 선호하는 등 보수적 색채가 뚜렷하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점이다.

존슨 전 장관은 최근 2차 경선을 앞두고 영국 채널4 방송이 주최한 TV 토론회에 예고 없이 불참했다. 참석 후보들은 “우호적인 동료 5명과도 함께 (토론을) 하지 못하는데, EU 27개 회원국과 (브렉시트 재협상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그만큼 예상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지난 2016년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사퇴와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를 주도했다. 모두가 그가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깨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이 벌여 놓은 브렉시트 후폭풍 책임을 교묘하게 피해간 것이다.

정치인으로는 경력도 이색적이다. 그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더 타임스, 텔레그래프 기자, 더 스펙테이터 편집장 등 언론사에서 일했다. 이 기간동안 방송 출연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 2001년 국회의원에 당선,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8~2015년엔 런던 시장을 지냈으며, 2016년 7월 이후엔 메이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각종 정치적 구설수와 문란한 사생활 등으로 빈축을 사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친(親)서민 이미지가 한몫한 덕분이다. 존슨 전 장관은 조지 이튼스쿨, 옥스포드 대학교를 나온 소위 엘리트로 영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 자제다.

그럼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헝클어진 머리와 구겨진 양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런던 시민들과 편하게 대화한다. 영국인들이 이례적으로 그를 ‘존슨(성)’이 아닌 ‘보리스(이름)’라고 부를 정도로 친숙하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끝내고 피로감을 해소해 줄 인물로 존슨 전 장관보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점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이유로 꼽힌다. 그는 지난 8일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U 탈퇴 합의가 이뤄지든 이뤄지지 않든 영은 10월31일 EU를 떠날 것”이라며 노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막대한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는데도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존슨 전 장관이 차기 총리가 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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