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에서 효자종목으로' 한국 설상 종목, 평창서 첫 메달 꿈꾼다

  • 등록 2017-12-13 오전 6:00:00

    수정 2017-12-13 오전 6:00:00

한국 스노보드의 희망 이상호(가운데)가 10일(한국시간) 독일 호흐퓌겐에서 열린 FIS 유로파컵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프리스타일 모굴 스키의 간판스타 최재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눈 위에서 펼치는 스키나 스노보드 경기를 설상 종목이라 한다. 한국에서 설상 종목은 레저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동호인 인구가 수백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엘리트 스포츠로 놓고보면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설상 종목의 올림픽 메달은 남의 나라 얘기였다.

그런데 최근 한국 설상 종목이 잇따라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괄목할 성장을 거듭한 끝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사상 첫 메달을 바라볼 수준까지 올랐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에서 활약 중인 ‘배추보이’ 이상호(22·한국체대)다. 이상호의 주종목인 스노보드 알파인은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알파인 스키와 다른 점은 16강부터 토너먼트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두 명의 선수가 똑같이 만들어진 코스에서 레이스를 벌인다. 한 명이 외롭게 경기를 펼치는 알파인 스키와 달리 두 선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두 선수가 평행하게 내려온다고 해서 평행회전, 평행대회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상호는 올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회전과 대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이 스노보드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지난 3월에는 터키에서 열린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됐다.

어린 시절 강원도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훈련을 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상호의 기량은 현 시점에서 세계 최정상이다.

이상호는 시즌 첫 대회로 치른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유로파컵 평행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로파컵은 월드컵보다 한 단계 낮은 대회다. 하지만 최근 2개 대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이상호가 금메달을 따냈기에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평창 올림픽에서 충분히 메달권 진입을 가능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상호는 유로파컵 대회를 마친 뒤 “충분히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비시즌 동안 연습이 잘 됐고 장비 적응도 완벽히 끝냈다”며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올림픽에서도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기대주인 최재우(23·CJ)도 평창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최재우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에 진출해 모든 이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 깊은 슬럼프를 겪었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핀란드 루카에서 열린 2017~2018시즌 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남자 모굴 경기에서 1차 결선 점수 80.20점을 받아 최종 결선에 진출, 6위에 올랐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정상급 수준에 도달하면 당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재우도 실력은 세계 정상급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지금 상승세를 잘 유지하고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올림픽 메달권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밖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의 권이준(20·한국체대)과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빅에어 종목의 이민식(17·청명고), 스키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19) 등은 당장 메달 후보는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 설상 종목을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스키 종목에 잇따라 기대주들이 등장한데는 선수 본인의 노력과 더불어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의 힘이 컸다.

이상호와 최재우는 CJ의 후원을 받고 있다. CJ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롯데그룹은 스키 종목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넘어 오는 2020년까지 1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키협회는 신동빈 회장의 후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지도자를 영입하고 해외 전지훈련을 대폭 늘렸다. 이상호가 속한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에는 현재 5명의 전담 코칭스태프가 따라붙고 있다. 반면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코치 1명이 전부였던 것을 떠올리면 하늘과 땅 차이다.

내친김에 스키협회는 화끈한 포상금도 내걸었다. 평창 금메달에 포상금 3억원, 은메달에 2억원, 동메달에 1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은 설상 종목이 한국의 새로운 효자 종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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