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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5번째 시즌을 앞둔 박승(26)은 “2021시즌을 마친 뒤 ‘즐겁게 골프를 치면서 추억을 쌓은 한 해’라고 정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지 2021시즌이 기대된다”며 “프로 데뷔 후 마음 편하게 새 시즌을 기다리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막전을 앞두고 박승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2019년처럼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욕심과 부담감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은 그가 프로 데뷔 후 보낸 최고의 한 해였다. 그는 KPGA 챌린지 투어와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각각 3승과 1승씩을 거두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해 챌린지 투어에서 상금랭킹 1위, 통합포인트 2위를 차지한 만큼 박승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은 상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규 투어에서 박승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개막전으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나머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다음 시즌 시드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박승이 느낀 실망감은 컸다.
마음가짐을 바꾼 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승은 자신이 매 대회 성적에 집착하는 것을 발견하고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골프 자체를 즐기기로 했다.
그는 “골프를 1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닌 만큼 5년, 10년, 20년 뒤까지 생각하면서 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며 “목표 역시 예년과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이 아닌 한 해를 마치고 돌아봤을 때 ‘정말 재미있었다’라는 말을 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순위가 바뀌었을 뿐이지 성적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면서 “올해는 첫 우승을 하고 모든 대회에서 컷 통과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두 가지 목표는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박승이 가장 집중해서 연습하고 있는 부분은 퍼트다. 그는 더 많은 버디를 잡기 위해서는 5m 이내 퍼트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 매일 그린 위에서 1시간 이상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멘탈적으로도 강해지기 위해 군 복무를 할 때처럼 책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는 한 달에 30권이 넘게 책을 읽기도 했는데 그때가 정신적으로 제일 완벽했던 것 같아 다시 책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며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하는 만큼 올해는 책으로 정신력을 단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승은 한국과 아시안투어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임성재, 김시우 등과 함께 언젠가는 꼭 PGA 투어를 누비고 싶다”며 “군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한 만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뒤 2~3년 뒤에 PGA 투어 진출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