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돌게 하라”…잇따라 세컨더리 펀드 조성 나선 VC

만기 도래 펀드 많지만 회수는 어려운 환경
세컨더리 펀드하기 좋은 "매수자 우위 시장"
정부도 '세컨더리' 출자 늘리고 지원책 마련
  • 등록 2023-06-01 오후 7:46:10

    수정 2023-06-01 오전 7:46:18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비상장 벤처기업들의 기업가치 하락이 점차 시장에 반영되면서 구주를 싸게 사들여 수익을 거두려는 벤처캐피탈(VC)들이 잇따라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만기가 다가온 펀드는 많지만, 회수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한 유망한 스타트업의 지분을 사들여 짧은 기간 내 수익을 올릴 기회다.

정부도 세컨더리 펀드 출자 규모를 늘리는 등 막혀버린 중간 회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재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손바뀜’을 유도해 돈을 돌게 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엑시트 못해 묶인 자금…“매수자 우위 시장”

너도 나도 ‘세컨더리’를 외치는 배경에는 해마다 만기를 맞는 벤처펀드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비해 회수 규모는 줄어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엑시트(Exit)를 하고 싶은 VC는 많지만, 원하는 밸류(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탓에 중간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맞는 벤처펀드 총 결성액은 5조 3517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모태펀드 회수액은 전년 대비 59.1% 감소한 1조8635억원을 기록했다. 회수기업 역시 11.7% 줄어든 1045곳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비교적 우량하다고 여겨졌던 비상장 벤처기업들마저 자금난을 겪으면서 해당 기업에 투자한 VC들의 자금은 속절없이 묶여 있다.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디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하면 팔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살 사람은 제한된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값을 충분히 깎아 살 수 있는 등 매수자가 우위에 설 수 있는 상황인 셈”이라며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펀드는 VC들이 투자한 기업들 중 펀드만기 안에 회수하지 못한 투자지분(구주)에 투자한다. 당장 IPO(기업공개)가 어려운 프리IPO 단계 기업이 주로 대상이 된다. 통상 벤처펀드의 만기가 7~10년인데 비해 세컨더리 펀드는 5~6년 수준으로 만기가 비교적 짧다.

꽉 막힌 중간 회수 시장 뚫기 위해 정부도 총력

정부 역시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모태펀드 전체 출자 규모는 줄었지만, 세컨더리 부문 출자는 늘렸다. 한계에 내몰린 벤처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거의 10년 만에 ‘일반세컨더리’ 분야를 부활시켜 중소형 부문에 300억원, 대형 부문에 400억원을 출자한다. 이밖에도 ‘LP지분유동화’ 분야에 200억원, ‘벤처세컨더리 사모펀드’ 분야에 300억원을 출자하는 등 1200억원을 출자해 49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표=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다만 ‘일반세컨더리’ 대형 부문에는 신한벤처투자 홀로 지원에 나서는 등 민간 자금 매칭 부담이 있어 실제 결성되는 펀드 규모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부문에서도 대성창업투자가 지원을 철회한 바 있다. 대형과 중소형 부문 모태펀드 출자비율은 각각 20%와 30%로 40~60% 수준에 달하는 다른 부분과 비교해 다소 적은 수준이다.

이밖에도 중기부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세컨더리 벤처펀드에 대한 현행 40% 이상의 신주 투자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세컨더리 펀드의 조성 규모를 기존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3배 늘려 만기가 도래한 펀드에 대한 재투자를 촉진하는 등 후속투자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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