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방송가 파장]①최순실 게이트로 본 지상파와 JTBC

  • 등록 2016-11-01 오전 6:57:00

    수정 2016-11-01 오전 8:36:40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여겨지는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의혹,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방송가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 씨와 관련 단독 보도를 쏟아낸 JTBC 등 종합편성채널과 뒤늦게 특별팀을 꾸린 지상파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채널에 대한 호감도는 물론 시청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각에선 자성의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지상파의 현재를 살펴봤다.

◇상승세 JTBC vs 뒤쳐진 지상파

JTBC ‘뉴스룸’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8%대 시청률에 진입했다. 다음날인 26일 시청률 8.500%(닐슨코리아 유료방송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평소 보다 높은 시청률을 이어갔다. 평소 2~3%대 시청률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 같은 ‘뉴스룸’에 대한 관심은 최 씨 관련 단독 보도 덕분이다. ‘뉴스룸’은 최근 최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은 최 씨의 의상실 영상을 비롯해 부동산, 부정 입학 등 흥미를 자극하는 보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비슷한 시간대 방송하는 지상파 뉴스프로그램과 비교된다. 지상파 3사, 그중에서도 MBC는 가장 늦게 보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뉴스룸’과 비슷한 시간대 방송하는 지상파 뉴스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 ‘뉴스데스크’와 SBS ‘뉴스8’은 3~4%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뉴스룸’에 추월당했다.

◇“KBS에서 종편 틀어놓고 본다”

구성원 일부는 회의감을 호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최근 성명을 발표해 “비참하다”고 자조했다. MBC본부 역시 노보를 통해 ‘뉴스데스크’가 최 씨 관련 의혹을 은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내홍을 겪고 있는 MBC 보도국의 현 상황과 맞물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승돈 KBS 아나운서는 SNS에 “KBS에서 JTBC, TV조선 틀어놓고 본다“는 글과 함께 종편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공개했다. 보도 경쟁에서 뒤쳐진 씁쓸함을 읽을 수 있다.

최 씨에 대한 국정농단 규탄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JTBC 취재진에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호의적인 것과 비교해 MBC 취재진에겐 ”여기에 왜 왔나“ 등 야유가 터져 나왔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시민들이 MBC 취재진에 적극 협조했던 일화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비지상파 강세+인력 이탈…지상파의 굴욕

일각에선 ‘지상파 프리미엄’은 옛말이 됐다고 말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부각됐을 뿐 예전부터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연관을 맺고 있다. 손석희 앵커 등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하던 JTBC는 어느새 내실 다지기에 돌입하는 등 후발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보도 기능이 없는 대신 드라마와 예능에 주력한 CJ E&M은 10년 만에 ‘믿고 보는’ tvN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새로운 수입원으로 여겼던 중국 시장은 연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지상파는 심각한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 드라마국과 예능국은 실질적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갈 수 있는 실무진이 비지상파·외주제작사·중국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KBS2 ‘태양의 후예’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를 연출한 이응복PD, 기획한 함영훈PD는 KBS를 떠났다. MBC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를 품은달’의 김도훈PD, ‘결혼계약’의 김진민PD가 외주제작사로 이적했다. 공영방송인 KBS·MBC 보도국은 내부 균열로 보도 경쟁에 뒤쳐지는 상황까지 왔다.

익명을 요구한 MBC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부에서 금전적으로 더 좋은 조건을 제안 받더라도 MBC 소속이란 자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남아 있을 명분이 없다. 떠나는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면서 “영원한 것은 없다. 8년 전 MBC가 이렇게 될지 누구도 몰랐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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