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담을래” 바구니 비우는 기관…멀어지는 ‘삼천피’

기관 8거래 동안 6.7조원어치 ‘팔자’
트리플 긴축에 사라진 ‘1월 효과’
中 경기부양 시그널 등 확인돼야
  • 등록 2022-01-11 오전 1:05:00

    수정 2022-01-11 오전 1:05: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3300선도 뚫고 올라섰던 코스피가 2900선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9월 28일 3100선에서 내려온 이후 3개월여를 2900~3000선 사이에서 머물고 있다.

3000선을 오가는 횟수도 차츰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22거래일 동안 3000선(종가기준)을 터치한 것이 8회에 그치더니 새해 들어서는 단 한번도 3000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은 장이 시작하자마자 대형주들의 줄 하락세에 2900선마저 깨질 것처럼 내림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3000선에서 더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자전문가들은 2800선까지 잠깐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한동안은 2900선에서 더 머물것으로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12조 기업 등장 앞두고 돈 끌어모으는 기관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5%(28.17포인트) 내린 2926.72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인 지수는 한때 2910선까지 하락해 2900선 마저 위태로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날 약세는 국내시장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만 가권지수는 이날 0.38% 상승한 1만8239.38에 거래됐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0.39% 오른 3593.52로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는 1.63% 오른 8365.37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는 이날 성년의 날로 휴장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만 힘들다는 건 국내만의 이슈가 있다는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을 지목했다. LG화학(051910)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국내 최대 2차전지 기업으로 희망공모가는 25만7000~30만원이다. 공모금액은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10조9255억원,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12조750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를 제외한 코스피 평균 공모금액이 10조원 내외였던 것을 감안하면 1개 종목이 연간 공모자금을 흡수하는 셈이다.

특히 상장 후 단번에 시총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기관투자자들은 기존 바구니에 있던 종목들을 덜어내고 LG엔솔을 담기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들은 8거래일 연속으로 ‘팔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매도 규모만 6조6958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5조2862억원, 외국인은 1조369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트리플 긴축 뚫을 글로벌 시그널 확인 필요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매입 감축(테이퍼링), 양적긴축(QT)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삼중(트리플) 긴축 우려도 증시의 상승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이 공개한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이른 시점에 혹은 더 빠른 속도로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거의 모든 참석자는 첫 금리 인상 이후 어느 시점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 첫 기준금리 인상과 거의 동시에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이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동시다발적 긴축, 즉 압축적 긴축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이나 경기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경험하지 못한 트리플 긴축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을 결국 좌우할 것은 결국 경제 펀데멘탈”이라고 짚었다.

향후 주목해야 할 변수로 물가 추이와 코로나19 상황, 투자사이클, 중국 리스크 등을 꼽았다. 박상현 전문위원은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고 있어 이달 하순경에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며 “중국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에 역량을 쏟아넣고 있어 당분간 경제부양 언급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의 경기부양 시그널 등이 확인돼야 하는 데 이달 중순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달 하순은 지나야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잠시 잠깐 280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2900선에서 당분간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3000선을 다시 뚫고 올라갈 힘을 얻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2900선을 지지할 힘은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다. 허재환 팀장은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잠깐은 더 내려갈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하락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럴 때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할까.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이 던지는 저가 매물에 환호하며 주워담기에 바쁜 상황이다. 코스피 대장주 LG생활건강(051900)이 13.41%(14만8000원)나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는 이날만 12조8369억원어치나 담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일 때 중소형 개별종목이 긍정적일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성장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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