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도 난파 면한 잼버리, 유종의 미 위해 최선 다해야

  • 등록 2023-08-07 오전 5:00:00

    수정 2023-08-07 오전 5:00:00

준비 소홀과 폭염으로 중단 위기에 몰리며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던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기사회생했다. 지난 주말 영국·미국·싱가포르 3개국이 숙영지에서 철수했으나 나머지 152개국이 회의를 열어 대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도 조기 종료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12일까지로 예정된 일정을 완주하기로 했다. 하마터면 주최국으로서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을 뻔했는데 다행이다.

이번 잼버리는 지난 2일 개영식에서 100명 이상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며 초장부터 삐걱거렸다. 국내외 언론들은 예상된 폭염에 대비하지 못한 전라북도 등 주최측의 실책을 지적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새만금 간척지를 대회 장소로 정한 것부터 문제였다는 말도 나왔다. 숙영지에 배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장마 때 고인 물이 흥건히 남아 있었고 모기를 비롯한 벌레들이 들끓었다. 샤워실이 모자라 참가자들이 더위에 지친 몸을 식히려면 긴 줄을 서야 했다.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했다. 6년 간 준비에 1000억원의 국민 세금을 쏟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대다수 참가국들이 대회의 계속 진행에 합의한 것은 정부가 사태 수습에 신속히 나서고 기업·종교계·의료계 등이 지원에 앞다퉈 동참했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과 지혜를 합쳐 위기를 극복해낸 우리 국민 특유의 저력이 또 한 번 발휘된 셈이다. 정부는 예비비 69억원을 잼버리 지원에 지출하기로 했다. 샤워실과 화장실을 증설하고 청소 인력을 700명 이상 늘렸다. 쿨링버스를 104대 추가 배치하고 의료 인력도 대폭 확충했다. 난민수용소를 방불케 했던 숙영지 위주에서 벗어나 서울·부산·강릉 등의 전국 각지 관광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쪽으로 바꿨다.

정부와 주최측은 수습책을 충실히 실행해 마무리라도 잘해야 한다. 11월 국제박람회기구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된다. 이번 잼버리 마무리를 잘해야 엑스포 부산 유치에 미칠 악영향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행사 초반이 엉망으로 돼버린 원인을 놓고 정치권에선 ‘네탓’ 공방이 치열하지만 책임 소재 규명과 문책은 나중 일이다. 참가 청소년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무사히 한국을 떠날 수 있도록 모두가 돕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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