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한음저협 신임 회장 "징수규정 승인제 폐지할 것"

문체부에 쓴소리 마다않는 '싸움닭'
연간 저작권료 징수액 5000억 목표
  • 등록 2018-01-22 오전 6:29:59

    수정 2018-01-22 오전 9:54:01

홍진영 한음저협 신임 회장(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징수규정 승인제는 제 임기 중에 반드시 폐지하겠습니다.”

작곡가 겸 마시따밴드의 보컬인 홍진영은 제23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 신임 회장으로서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한국은 음원 저작권료가 징수규정 승인제를 기반으로 결정된다. 홍 회장은 “저작권료를 문체부가 정하는 제도인데 이로 인해 음악의 정당한 가치가 보호되기는커녕 매년 저작물의 가격은 후진국 수준으로 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싸움닭의 면모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홍 회장은 “나는 작가들을 위해 싸우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잘못된 것들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대한 지적도 거침이 없었다. 문체부가 음악인들의 처우, 음악시장 현실과 국제 저작권 수준을 외면한 채 방송사 등 음악 이용자 입장에서 저작권자들에게 낮은 요율로 음악가격을 승인한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음악을 트는 모든 업장에서는 저작권 사용료를 내야 한다. 외국에서는 매장마다 2만~4만원을 징수하는데 한국에서는 2000원만 받으라고 한다. 그걸 어떤 음악인들이 받아들이겠나”라며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홍진영 한음저협 신임 회장(사진=방인권 기자)
“2만7000명 회원들을 위한 사명감으로 출마를 했고 당선됐습니다. 한음저협 회장이 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이 선택이죠. 사사로운 이익을 바랐다면 당선이 안됐을 겁니다.”

홍 회장은 앞서 8년간 한음저협에서 이사로 일했다. 회원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어떻게 하는 게 회원들을 위하는 일인지를 파악했다. 회장 당선은 그런 홍 회장에게 회원들이 보내준 신뢰나 다름 없는 결과다.

원리와 원칙. 말로는 쉽지만 지키기는 어렵다. 아직 취임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각종 청탁들이 들어올 상황이다. 홍 회장은 “청탁에는 나는 회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 아무 힘이 없는 사람이라며 거절한다. 그렇게 거절하는 게 맞고 사실이 그렇다”고 말했다. 조금의 부정이라도 있다면 발목이 잡혀 자신의 길을 온전히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사안을 결정할 대는 TF나 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절차를 거쳐 결정을 해야지 회장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임인 윤명선 회장의 기조를 이은 것이기도 하다. 홍 회장은 “윤 회장은 마이너스였던 협회 살림을 매년 60억원씩 남기는 구조로 바꿨고 회원들에게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가게 했다. 나그 그 집행부의 일원으로 있었다”며 “해야 할 사업에 쓸 돈 다 쓰면서도 직원들과 소통, 개혁을 정말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연간 저작권료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연간 걷히는 저작권료는 1760억원이 넘는다. 한국 저작권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홍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저작권의 사각지대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법정다툼이 예고된 프로야구단 kt 위즈와 주영훈 등 작곡가들의 응원가를 둘러싼 갈등을 예로 들었다. kt 위즈가 원곡 저작권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가사를 변경하거나 편곡해 소속 선수들의 응원가로 쓴 게 문제가 됐다.

홍진영 한음저협 신임 회장(사진=방인권 기자)
홍 회장은 또 “한국어 음원이 한국어로 제목이 달리다 보니 나라마다 표기가 다르게 등록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저작권료 징수에 누수가 생긴다”며 “영문 제목을 통일하는 국제 표준화작업을 임기 내에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 선거 당시 공약집에는 해외 징수 저작권료 수입을 대충 연간 100억원이라고 잡아놨는데 제대로 된다면 실제로 얼마가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유튜브,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음원 권리관계 체계화 등을 통해 연간 징수금액 규모를 5000억원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흔히 히트곡 메이커들만 보고 음악 저작권자들을 고소득자라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실제로 0.1%에 불과해요. 거의 절대다수가 저작권으로는 월 100만원도 못 버는 게 현실입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 음악을 하면서 산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겠습니까. 저작권료 징수액을 늘리는 것은 모든 음악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는 길을 찾겠다는 겁니다.”

홍 회장은 이번 회장 선거 당시 자신의 공약집에 ‘음악인의 권리장전’을 적어놨다. ‘사유재산권은 정당한 보상 없이는 공익 목적을 위하여 수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미국 수정헌법 제5조를 본떠 직접 작성했다.

우리는

진정한 음악의 주인입니다.

우리가 만든 음악의 가치는

우리가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권리입니다.

우리는

누구의 간섭도 지배도 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근원이며 힘입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누구라도 자신의 음악에 있어

가치를 부여 받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음악의 가치를 둘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음악에 있어 권리와 재산이

박탈당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의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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