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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가슴 못 그만 박고 들어와”…경찰 속인 ‘누나 살해’ 동생 카톡

실종 수사 착수한 경찰에 “누나와 카톡 했다” 캡처사진 보내
“남친과 외박 사실 감추려 가출한 것” 주장
부모 설득해 실종 신고 취하 ‘수사 종결’
4개월 뒤 범행 드러나…“잔소리해서 우발적 살인”
  • 등록 2021-05-04 오전 12:00:15

    수정 2021-05-04 오전 12:00:15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친누나를 살해한 뒤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남동생이 누나와 대화한 척 위장한 거짓 카카오톡 메시지로 경찰을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누나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후 누나의 휴대전화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운 뒤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경찰에 대화 내용을 제출하며 ‘실종이 아닌 가출’이라고 주장했다.

30대 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지난 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휴대전화 유심 빼내 누나인 척 위장 메시지…경찰에 증거로 제출

지난 3일 인천경찰청 수사전담팀 등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된 A(27)씨는 지난 2월14일 A씨의 어머니로부터 그의 누나 30대 B씨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관에게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시지를 넘겼다.

A씨는 2월16일부터 18일까지 누나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다며 B씨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경찰에 넘긴 문자 메시지에는 ‘A씨: 적당히 해라, B씨: 나 때문에 스트레스 이만저만 아니겠네. A씨: 알면 기어 들어와 사람 열 받게 하지 말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장난 아니셔. B씨: 하하 그냥 좀 내버려두면 안 되냐. 무슨 실종신고냐. 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라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A씨: 누나 들어오면 끝나, 누나 남자친구 만나는 거 뭐라고 하는 사람 1도 없어. 실종신고 취하하고 부모님께 좀 혼나고 다시 일상처럼 지내면 돼. B씨: 잔소리 좀 그만해. 알아서 할 거야. A씨: 부모님 가슴에 대못 그만 박고 들어와’라는 대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메시지는 모두 A씨가 B씨의 휴대전화 유심(USIM)을 빼내 다른 기기에 끼워 혼자서 주고받은 대화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카카오톡으로 누나와 주고받은 메시지라며 캡처를 해서 수사관에게 보내줬다”며 “‘동생과는 연락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더는 의심하지 못했다. 최대한 열심히 수사한다고는 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가 속았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말했다.

부모 설득해 실종 신고 취하…4개월간 수사망 피해

A씨는 누나를 걱정하는 남동생을 연기하며 수사망을 피해 갔다.

경찰이 B씨 실종 신고 접수를 받은 당일 동거가족인 A씨를 조사했을 당시 A씨는 “누나가 언제 마지막으로 집을 나갔냐”고 묻는 경찰에게 “2월7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6~7일 사이 아파트 폐쇄회로(CC) TV를 통해 B씨를 확인하지 못한 경찰관이 “B씨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자, 진술을 번복해 “6일 새벽”이라고 했다. 이어 “평소 누나가 외박을 자주 했다”며 “누나가 남자친구와 외박하고 있는 사실을 부모님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7일 집에서 나갔다고 진술했던 것”이라고 둘러댔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외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B씨의 행방을 찾고자 했으나, A씨는 부모를 설득해 결국 실종 신고를 취하하게 했고 수사는 종결됐다.

이후 4개월 만에 A씨의 끔찍한 범행이 드러났다. 누나를 배려하는 척 거짓 연기를 했던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B씨를 남동구 아파트 자택에서 흉기로 25차례에 걸쳐 찔러 죽인 뒤, 12월28일 시신을 강화도 한 농수로에 유기한 범인이었다. 올해 4월21일 농수로 인근 주민이 B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수사 끝에 A씨는 구속됐다.

A씨는 최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지만 사건 당일 B씨가 자신에게 늦게 들어왔다며 잔소리를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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