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이자 미술사가인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2021년 삼성가 상속 미술품의 국가 기증이라는 국내 미술계 최대 뉴스에서 ‘홍라희’라는 이름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삼성가 미술 경영의 간판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아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홍 전 관장은 신혼 초부터 남편 이건희와 함께 미술품을 수집해 왔고, 남편에게 현대미술 가이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고미술 위주의 삼성가 컬렉션을 현대미술로 다양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건희 컬렉션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뒷이야기다. 삼성가의 미술품 수집을 조력한 이호재 가나아트·서울옥션 회장과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의 증언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집에 어떤 그림이 걸렸는지, 선대회장과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등의 일화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