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복잡한 자산…더 까다로운 대체투자 ESG

코로나19 이후 ESG 대체투자 비중 증가
기관 투자자들 속속 환경 요소 고려 선언
ESG 계량화 및 전문성 확보는 여전한 난제
  • 등록 2021-09-02 오전 12:20:00

    수정 2021-09-02 오전 12:20:00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대체투자시장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은 최대 화두다. ESG가 기업 경영은 물론 투자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만큼 대체투자를 할 때에도 투자할 자산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직관적으로 ESG와 연결되는 산림, 대체육, 친환경 건축물 등이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이처럼 대체투자에 ESG를 적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세계 곳곳에서 형성되는 것에 비해 ESG 계량화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고, ESG 전문성도 관심 수준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환경 유해요인은 NO”…ESG 외치는 투자 큰손들

1일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2014년 18조 달러였던 글로벌 ESG 투자는 2030년 10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대체투자 비율은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ESG 투자 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은 2016년 2% 수준에서 2018년 13% 수준까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뒤로는 ESG 대체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바이러스 위기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자들은 ESG 요소를 골고루 고려한 대체투자 기조를 속속 내세운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과 네덜란드 공적연기금은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앞으로 에너지 효율성과 자원 소모량, 탄소 배출량과 같은 환경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림으로써 장기적인 수익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금융공사(IFC)에 따르면 친환경 빌딩은 물과 전기를 적게 소비하는 만큼, 운영비가 기존 건물보다 최대 37% 저렴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적어도 2030년까지 이 분야에만 25조원 규모의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특히 대체육 시장에 대한 투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로, 식물 성분을 사용한 고기와 동물 세포를 배양한 고기로 나뉜다. 동물을 식용으로 키우는 행위 자체가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 수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동물을 사육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적으로 인간이 유발하는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특히 우유 생산과 소고기 등 축산이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PE는 지난해 미래에셋PE 9호 펀드를 통해 대체육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임파서블푸드’에 18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 업체에 대한 추가 투자(3000억원 규모)를 검토 중이다. 임파서블푸드는 식물 뿌리를 활용해 식물성 햄버거 패티와 식물성 우유, 식물성 치킨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ESG 계량화·전문성은 난제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민은 있다. 우선 ESG 요소를 수치로 계량화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비재무적인 가치를 재무적으로 평가하려다 보니 기준이 여간 모호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국내에서는 회사가 개별적으로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KT&G는 최근 ‘2020 KT&G 리포트’를 통해 지속가능 경영 성과를 계량화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KT&G가 창출한 사회·경제·환경적 가치는 지난해 비즈니스 수익(당기순이익)을 웃도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ESG를 계량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크지만, 공통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상황”이라며 “ESG는 재무나 화폐적 접근보다는 가치 후생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ESG분야에는 숫자에 담지 못하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가치에 기반한 가격 설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투자측면에서 보면 전통자산과 달리 대체자산은 자산군이 워낙 다양하고 성격도 달라 일괄적인 ESG 기준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사의 경우 평가사의 기준을 따라가기 보다는 ESG와 관련한 데이터를 쌓고 전문인력을 영입해 ESG 요인 하나 하나 실사하듯 들여다보는 방식을 택하는 곳들이 많다.

여기에 전통 기관이 참여하는 ESG 투자에 있어서는 아직 투자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세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현금흐름을 갖는 특정 프로젝트 자산을 선호하는 대체투자의 특성상 ESG의 모호성이나 과장에 대한 논란은 끊임 없이 제기돼왔다”며 “특히 전통 기관이 참여하는 대체투자펀드는 10년 만기가 많기 때문에 1~2년 만에 성과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에게 ESG는 펀드 운용 과정상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는 툴로 쓰인다”며 “절차상 고려할 이슈라는 인식 비율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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