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어른의 피아노를 시작하는 법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이나가키 에미코 | 288쪽 | 알에이치코리아
  • 등록 2022-11-23 오전 12:20:00

    수정 2022-11-23 오전 12:2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이 53세. 어릴 적 그토록 싫어했던 피아노를 40년 만에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퇴사하겠습니다’(엘리·2017)라는 에세이로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도 조기 퇴사 열풍을 불러왔던 일본의 에세이스트 이나가키 에미코(57) 얘기다. 책은 그가 은퇴 후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하며 겪은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다.

많은 아이가 그렇듯 저자 역시 어릴 적 피아노를 접했지만, 긴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쉰 살에 직장에서 퇴사한 후, 문득 피아노에 마음이 갔고, 그렇게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 들어 배우는 피아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역시, 피아노를 그만둔 이유는 분명했어.’ 건반 무게에 새삼 놀라고, 악보에 적힌 손가락 번호를 따라가기에 바빴다. 여기에 노안 때문에 악보는 죄다 두 배로 확대 복사해야만 했다.

저자는 깨닫고 또 깨닫는다. 피아노와 마주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오롯이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른에게는 어른 나름의, 어른만의 피아노가 있다. 멀리 있는 목표를 보지 않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아주 작은 일에 전력을 다한다. 야망을 품지 않고 지금을 즐긴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

‘늙음’, ‘노후’와 같은 단어 앞에서 좌절하던 저자는 피아노를 만난 뒤 비로소 즐겁게 나이 들어갈 수 있겠다고 고백한다. “인생에는 이런 세계도 존재했던 것이다. 목표가 없어도, 어딘가를 향하지 않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무작정 노력하는 그 자체로 즐거운 세계가. 그렇다면 모든 건 나에게 달렸다. 피아노를 칠 것인지, 치지 않을 것인지. 노력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그의 이야기는 든든한 격려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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