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전세계 뒤흔드는 '원자재 가격의 나비효과'

빈곤의 가격
루퍼트 러셀|448쪽|책세상
  • 등록 2023-03-29 오전 12:10:00

    수정 2023-03-29 오전 12:18:3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경제학 교과서는 시장에서 가격은 합리적인 경제주체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월급만 오르지 않는 걸 보면 이러한 가격이 정말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인지 의심이 생긴다.

그렇다면 가격은 과연 누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하버드 사회학 박사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는 ‘가격’의 가장 원초적인 부문인 원자재 시장에 주목한다. 원자재 가격이 급변할 때마다 대기근과 난민, 폭동과 혁명, 부정부패와 빈곤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가격의 나비효과’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2011년 아랍의 봄과 이라크 내전, 2016년 브렉시트,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사건에서 일련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들 사건이 원자재 가격 급변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또 저자는 분쟁을 악화시키는 것이 금융화된 시장이라고 주장한다. 갈등 속에서도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오히려 분쟁 발발에 ‘베팅’을 한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지뢰, 테러, 굶주림, 피난 등이 난무하는 국가를 넘나들며 가격이라는 ‘전능한 숫자’가 일궈낸 처참한 광경을 두 눈으로 목도한다. 투자자들이 금융거래소에서 선물이라는 위험천만한 상품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그 영향으로 지구 한편에서는 위험천만한 삶이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원자재를 둘러싼 갈등이 불평등, 금융 불안정, 기후 변화로 이어지며 세상을 혼돈의 가장자리로 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돈의 가치를 신봉하는 세태를 꼬집는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미로 한가운데 있는 괴물 미노타우로스이자 시장의 진정한 광기다”라는 통렬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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