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희석 싫다" 디앤디리츠, CB 발행 취소…브릿지론 차환한다

디앤디리츠, 다음달 570억 브릿지론 만기
580억 조달 위해 유상증자·CB발행 계획
리츠 주가 급락…기존 주주들 "CB 반대"
차환 선회…이자부담에 주가하락 우려도
  • 등록 2023-05-16 오전 6:01:35

    수정 2023-05-16 오전 6:01:35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디앤디플랫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디앤디플랫폼리츠)가 브릿지론 570억원 상환을 위해 계획했던 전환사채(CB) 발행을 취소하고 리파이낸싱(차환)하는 쪽으로 틀었다.

당초 회사가 전환사채 발행을 검토한 목적에는 자금조달 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회복 등 자본확충 효과도 있었는데, 주가 급락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서다.

다만 리파이낸싱을 선택하면 작년보다 금리가 높아진 만큼 이자 비용이 늘어나 배당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디앤디, 다음달 570억 브릿지론 만기…유상증자·CB발행 계획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서한에서 “기존 계획인 전환사채(CB) 발행을 취소하고 해당 발행 물량을 리파이낸싱하는 쪽으로 선회한다”고 밝혔다. 리파이낸싱 방식은 기존 대출의 연장 또는 회사채 발행 등이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 투자구조 (자료=디앤디플랫폼리츠 홈페이지)
디앤디플랫폼리츠는 SK디앤디가 스폰서인 오피스·물류센터 리츠다. 보유한 기초자산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오피스 ‘세미콜론 문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상·저온 복합물류센터 ‘백암 파스토 1·2센터’ △일본 가나가와현 ‘아마존 재팬 일본 허브 물류센터’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당초 오는 26일 여의도동 센터빌딩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SK디앤디 대상) △전환사채 발행 안건을 승인받으려 했었다. 브릿지론 상환 및 기타 부대비용으로 580억원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해 ‘파스토 용인2센터’를 기초자산으로 가진 자(子)리츠를 편입하기 위해 57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브릿지론을 작년 6월 22일 받았다.

자(子)리츠 이름은 디디아이백암로지스틱스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백암로지스2호리츠)다. 백암로지스2호리츠는 매도자 엘비24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이 자산을 작년 6월 24일 960억원에 매입했다.

브릿지론을 대출해준 기관은 특수목적회사(SPC) 키스플러스제십삼차(285억원), 신한투자증권(구 신한금융투자)다. 금리조건은 5.20% 내외(대출금리 4.6%+대출취급수수료 0.6%)였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다음달 22일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100억원은 유상증자로, 나머지 금액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하고 리파이낸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다. 당초 회사가 전환사채 발행을 검토한 목적은 자금조달 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회복 등 자본확충 효과도 있었는데, 이를 상쇄할 만큼 지분율 희석 우려가 높았다.

전환사채는 ‘미리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가 내재된 채권’이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투자자에게 해당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금리를 낮출 수 있고, 이에 따라 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 기초자산 개요 (자료=3월 월간보고서 캡처)
주가 하락에 “CB 반대”…차환시 이자부담에 주가 떨어질 수도

전환사채 소유자는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더 높으면 보유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오르지 않거나 전환하는 것이 그다지 매력이 없으면 이자를 받다가 만기에 채권 상환을 받으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면 그만큼 채권(부채)이 줄어들고 자본이 늘어나니까 재무구조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전환가액은 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서 주주총회 결의일인 오는 26일 전날(25일)을 기준으로 약 한 달간 시가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었다.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애초 전환사채 발행을 검토했던 시점에는 주가가 3000원 후반대에 형성돼 있었다. 또한 주가가 상승 기조라서 전환가액이 공모가(5000원) 인근으로 회복된 수준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구글 파이낸스)
그러나 전환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도중 주가가 약 10% 이상 급락했다. 자본 확충 기대보다는, 낮은 전환가액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우려가 더 커진 것이다. 예컨대 신규 투자자들이 전환사채를 3800원대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당초 5000원 공모가에 들어온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작년 말 기준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주주별 지분율을 보면 △코람코주택도시기금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 15.53% △삼성증권(코람코 공모상장예정 리츠일반사모투자신탁제19호 신탁업자) 9.32% △SK디앤디 9.32% △신한은행(이지스리츠포트폴리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 신탁업자) 3.71% △NH투자증권 3.13% △하나캐피탈 3.11% △KB증권(코람코공모상장예정리츠일반사모투자신탁제23호 신탁업자) 3.11% △기타(52.79%) 순이다.

이 중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 앵커리츠로,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출자된 블라인드펀드다. 이 리츠의 경우 국토부 기금에서 블라인드 추가 출자를 받아야 한다. 또한 코람코자산운용이 행정공제회 등 다수 주주들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들도 여럿의 지분율을 다 합치면 약 13~14% 정도 된다.

디앤디플랫폼리츠 관계자는 “다수 주주들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이에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수정하고 리파이낸싱으로 상환계획을 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전환사채 대신 리파이낸싱을 선택하면 주가가 더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가 작년 6월에 받았던 브릿지론 금리는 5.20% 내외였지만, 이후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금리 수준이 더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릿지론 절대금리는 8~9%에서 10% 초반 수준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배당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 불만인 투자자들이 디앤디플랫폼리츠 지분을 처분하고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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