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의 굉음, 300여명 사상…가오슝 폭발 사고는 왜 일어났나[그해 오늘]

  • 등록 2023-08-01 오전 12:02:00

    수정 2023-08-01 오전 12:02:0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도시가 찢겼다”

2014년 8월 1일, 대만 제2의 도시로 알려진 가오슝(高雄) 첸전(前鎭)구에서는 도로 한 가운데서 8번의 연쇄 가스 폭발이 일어났다. 사건이 발생하기 3시간 전 한 시민은 당국에 가스 냄새를 맡았다고 신고했고 이후 3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올 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2014년 8월 1일 대만 가오슝 첸전구에서 일어난 가스 폭발 사고 당시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7월 31일에서 8월 1일로 넘어오던 자정, 한국인들도 많이 찾던 관광지 가오슝은 한순간에 화마에 휩싸였다. 조용하던 골목길은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고 거센 불길은 도로를 비롯해 건물까지 잡아먹을 듯 검은 연기를 뿜어댔다.

당시 한 목격자는 “폭발음을 들었을 때 집 앞에 있는 셔터문이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다”며 “폭발이 끝나고 난 후 정전이 되면서 모든 불빛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도 “폭발로 주변 도로가 크게 파손되고 주차된 차량이 뒤집혔으며, 지진이 난 듯 진동이 발생했다”고도 전했다.

가스 폭발은 대만 가오슝 첸전구 카이스(凱施), 싼둬(三多), 얼성(二聖), 이신(一心) 거리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당시 폭발로 도로 및 보도가 뒤집어지면서 출동했던 소방차가 전복돼 소방대원 5명이 숨졌으며 응급 구조원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를 비롯해 최소 31명이 사망했고 309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2만 3600가구의 가스 공급, 1만 2000 가구의 전기 공급, 8000 가구의 수도 공급이 끊겼고 1만 2000명의 사람들은 근처 학교 및 문화센터 등 10곳의 긴급 대피 공간에서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이해야 했다.

한순간에 도시를 찢어 놓은 듯한 대형 폭발 사고는 왜 일어났을까.

당시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첸전구에 있는 지하 석유화학 물질 공급관에서 누출 사고가 일어나 인근 하수도 통로 등으로 가스가 퍼지면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가오슝 폭발 사건 당시 보도한 MBC 화면. (사진=MBC 화면 캡처)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첫 폭발이 있기 3시간 전 한 시민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신고한 내역이 밝혀진 것. 신고 후 1시간 40분이 훌쩍 지나서야 독성물질 재해 대응팀이 도착했지만, 대응팀은 도착해서도 어떤 가스가 어디에서 새는지 찾지 못해 허둥댔다. 그렇게 3시간의 골든 타임을 놓쳤고 크고 작은 8번의 연쇄 폭발이 일어났던 것이었다.

결국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대형 재난으로 키웠다는 비난이 일었다. ‘인재(人災)’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인 홍 웬링 대만 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지난 2019년 7월 한국을 방문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재난안전전문가 방문 집담회에서 가오슝 가스관 연쇄 폭발 사고의 경우 “관계부처 간 협업이 전혀 되지 않는 등의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가오슝의 가스관은 설계 당시부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땅속에 있어야 할 가스관의 일부가 하수도에 설치됐으며 이에 대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 보니 당시 가스관을 관리하던 인력들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홍 교수는 “가스관의 압력이 급격히 낮아지면 가스가 샌다는 것을 눈치채고 대처해야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국도 가스관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폭발 후에도 폭발 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고 잔여물을 검사해 겨우 알아낼 수 있었을 정도였다.

가오슝 연쇄 폭발 사건은 관계부처 간 협업 부족 및 관리에 미숙했던 인력 등 ‘소통의 부재’가 사고를 키운 것이라고 홍 교수는 역설했다.

사고 이후 대만에서는 유망한 IT 스타트업 등이 참여해 가스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사고 예방을 기울이는 등 그날의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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