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관호의 투자레터)수주대토(守株待兎)와 수주대박

  • 등록 2007-11-05 오전 7:30:00

    수정 2007-11-05 오전 7:30:00

[이데일리 백관호 칼럼니스트]
옛날 어느 농부가 밭에서 일을 하다 잠시 쉬고 있는데,
무엇엔가 쫓기던 토끼가 근처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습니다.
뜻밖의 횡재를 한 이 농부, 그 뒤로 힘든 농사일은 뒷전.
또 다른 토끼가 뛰어오다 죽으려니 하고,
허구헌날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근처에서 기다립니다.
수주대토(守株待兎)의 고사입니다.

요즈음 증시가 활황이다 보니
주식투자 설명회라는 이름으로 많은 모임이 있습니다.
증권 관련 인터넷 싸이트도 북적입니다.
필자의 직업이 증권투자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기에
어떻게 진행되는가 궁금하여 몇 군데 방문하여 보았습니다.

화려한 언변과 수식에다 청산유수입니다.
그대로 따라하면 금방 모두 부자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과 많이 다르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깜짝 놀랐습니다.
거침없이 그러한 말을 쏟아놓는 소위 “전문가들”
수백 명, 수천 명 단위로 방문하는 “회원들”
그것을 받아 적으며 진지하게 경청하는 “참가자들”

우선 너무도 당당한 예측입니다.
그리고 매수를 권유하는 지극히 자극적인 표현입니다.
다소 거북하지만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이 종목은 때려 죽여도 갑니다.”
“집을 팔아서라도 사야 할 때입니다.”
“지금 안사면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이 종목 묻어두면 최소한 더블은 갑니다.”

주식시장 어떻게 될지,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수 많은 천재들에 의하여,
몇 번이나 검증된 현대투자이론의 총체적인 결론입니다.
그런데도 안다고 하면 둘 중 하나
그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과대망상증 환자입니다.

그래도 한번 생각해 볼까요.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인데.
먼저 첫째 가능성.
그 예측이 틀리면 어찌 되나요?
그 말 듣고 집 팔아 날리고 나면 누가 책임을 지지요?
틀리면 아예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니 논외입니다.
더 이상 언급할 말 없습니다.

두 번째 가능성.
어쩌다 그 전문가의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불붙는 활황장이 되고 주가가 올라갈 수도 있지요.
실상 그러한 예측 누구나 할 수 있지요.
누가 하더라도 확률은 반반 50%입니다.
즉 나 자신도 눈감고 할 수 있는 일.
무엇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깁니까?

설혹 그 예측이 맞더라도,
그것이 바로 물고기를 낚는 미끼이고 “쥐약”입니다.
그 말 듣고, 계속 믿고 따라가다가는 패가망신 지름길이지요.

어쩌다 한번 맞추어 수십% 아니 수백%를 벌고 나면?
그 맛에 빠진 사람 평생을 헤어나지 못합니다.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 마냥 대박을 쫓으며 시장을 헤맬 겁니다.
계좌가 깡통이 되어 더 이상 투자할 돈이 없어야
정신을 차리겠지요.

단단한 땅에 물이 고이는 법입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힘들게 조금씩 번 돈이 부자를 만들어 줍니다.
속칭 로또 복권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
결국은 그 돈 다 날리고 패가망신하는 거 아시지요?

자 결론은?
대박으로 유혹하는 전문가의 말.
맞거나 틀리거나
그대로 따라가다가는 패가망신하게 마련입니다.

대박을 바라며
주식(株)을 지키는(守) 주식투자자들.
꼭 같지 않습니까?
수주(守株).
수주대토와 수주대박.
앞의 두 글자, 한자(漢字)의 음과 훈까지 꼭 같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주식이 없는 수천 년 전에 생겼을 법한
이 고사성어는 꼭 주식투자자를 위해 생긴 것 같군요.
이참에 아예
고사성어 “수주대토”를 “수주대박”로 바꾸어 버릴까요?

투자자 여러분,
이제 수주대박이 수주대토임을 아시겠습니까?
제발 대박 찾지 마세요.
누가 “대박” 그러면 “사기꾼"을 연상하세요.

그런 말 자체를 싹 잊어버리세요.
욕심을 썩 베어버리세요.
미련을 쏙 빼어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귀하의 투자등급은 쑥 올라갑니다.

[백관호 선문대학교 교수]

*이 글을 쓴 백 교수는 <주식투자의 지혜와 성공비결>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paekany/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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