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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서 '기미가요' 나오자..."따라부르는 할머니, 소름 돋아"

  • 등록 2021-07-24 오전 12:29:16

    수정 2021-07-24 오전 3:14:1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결국 ‘기미가요’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울려 퍼졌다

지난 23일 오후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올림픽 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수 미샤가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불렀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사 3사는 이 장면을 그대로 생중계했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본 톱가수 미샤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시각 트위터에는 “지금 도쿄올림픽 개막식 보고 있는데 어떤 노래 나오니까 할머니가 듣자마자 따라 부르시길래 뭔데,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기미가요 안 부르면 엄청 맞았다’고 ‘그래서 알고 있다’고… 진짜 소름 돋는다”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됐던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유족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 기록에는 1930년대 후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서 기미가요를 가르쳤으며, 한국어를 사용하면 벌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하는 기미가요에는 ‘임의 치세는 1000대에 8000대에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가사가 있다. 여기서 ‘임’은 ‘일왕’으로, 일왕의 치세가 영원히 이어지길 기원한다는 뜻이 담겼다.

태평양전쟁 후 폐지됐던 기미가요는 1999년 국가로 법제화됐고, 현재 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에서 제창을 의무화했다. 일본의 일부 교사들은 기미가요를 부를 때 일어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고용을 거부 당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연예인 중에서도 ‘J-POP 여왕’이라 불린 아무로 나미에 등과 같은 오키나와 출신들은 기미가요 제창을 꺼릴 뿐만 아니라 그 존재 자체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1990년대 천황이 초청한 피로연에 참석한 아무로 나미에는 끝내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았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일본 가장 남단의 섬인 오키나와는 역사적으로 일본 본토로부터 끊임없이 고통과 희생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한국에선 기미가요 방송 송출을 놓고 논쟁이 일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SBS가 여자 매스스타트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 김보름에 이어 일본 선수 다카기 나나가 금메달을 받은 뒤 기미가요가 나오는 장면을 내보냈다. 같은 시상식을 동시 중계한 MBC는 기미가요가 나오는 순간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받은 한국 선수 이승훈의 경기 장면을 다시 내보냈으며, KBS는 광고를 송출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SBS ‘기미가요 시상식 방송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100건 이상 쏟아졌다. 그러나 방심위는 ‘문제없음’이라고 결론지었다. 방심위 소위원회는 방송심의규정 제25조(윤리성) 3항에 따라 심의한 결과, 김보름의 시상 장면을 중계하며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2015년 일본 출신 출연자를 소개하며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을 써 논란을 빚은 JTBC ‘비정상회담’도 같은 절차를 밟았으나, 당시 방심위는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내렸다. 비정상회담은 사전 녹화됐고, 편집이나 심의가 가능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국제적 행사에서 일본의 국가로 인정받으며, 주로 스포츠 경기에서 새어나오는 기미가요를 막을 수 없는 형편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차기 개최국인 일본을 소개하는 영상에 기미가요가 일부 삽입됐다. 2014년 11월 방송된 권투 경기에서도 기미가요가 연주돼 방심위 심의를 받았으나, 결국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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