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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D램의 고정거래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3~8% 하락할 전망입니다. 지난달 보고서에선 4분기부터 최대 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락폭을 더욱 넓힌 것인데요. 낸드 플래시도 직전 분기보다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주요 제품별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클라이언트 SSD 가격은 올 4분기에 3~8%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은 3분기 고점을 찍은 후 4분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며 “D램 공급업체들은 재고 수준이 양호하지만 최종 제품 시장의 고객들은 꽤 높은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D램을 조달할 의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낸드 플래시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스마트폰, 크롬북, TV 등의 소비자 전자제품 출하량이 예상보다 낮았다”면서 “메모리 카드, USB 드라이브 등 소매용 스토리지 제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부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조달 모멘텀이 더욱 제한될 것”이라며 “점진적인 수요 약화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IC 부족도 해소되고 있다”면서 4분기 가격 하락을 전망했습니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타격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 전체 매출에서 D램 비중이 50%, SK하이닉스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수율과 생산 단가가 높아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는 제품으로 꼽힙니다.
비대면 수요로 인한 ‘코로나 사이클’
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와는 달리 D램과 낸드플래시로 양분되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큽니다. 시스템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전, 자동차, 통신장비 등 제품이 워낙 다양하고 각 고객사마다 제품과 물량 등으로 가격을 따로 책정하고 있는데요. 이때문에 이전 메모리 사이클과는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PC, 가전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사이클 수요로 가격 변동성이 발생하고 있어 ‘코로나 사이클’로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 예측 차질로 발생한 반도체 수급불균형도 가격 상승에서 주요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조정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이한 사이클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전 사이클은 전체적인 수요 하락이었다면 이번 사이클은 전자제품(IT) 공급망 차질로 인한 재고 조정 성격이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