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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안면보호대를 써도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지난 2일 마르세유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안와골절상을 입은 뒤 22일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안면보호 마스크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우루과이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2~3명씩 달려들어 저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날 때마다 슈팅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움직임에 따라 상대 수비가 흔들리다 보니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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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만든 순간도 있었다. 후반 11분 공을 컨트롤 하는 상황에서 뒤에서 쇄도하던 우루과이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에게 발 뒤쪽을 밟혀 쓰러진 것.
하지만 치료를 받은 손흥민은 잠시 후 씩씩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그라운드를 누볐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손홍민이기에 오래 누워 있을 수도 없었다.
부상 당시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밝힌 손흥민은 놀라운 투혼으로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 첫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은 “3주 만에 경기를 뛰었는데,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아쉬워하실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그런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보여 드리겠다”며 “지금처럼 응원해주시면 보답해드리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