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만 "코미디언 실종" 헛헛한 연예대상

  • 등록 2014-12-31 오전 6:30:37

    수정 2014-12-31 오후 6:08:29

방송인 유재석이 지난 29일 ‘MBC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무대기 필요한 코미디언 후배들에게 내년에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0명. 지난 29일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무대에 오른 MBC 코미디언 수다. 반대로 ‘KBS 연예대상’에서는 8명이, ‘SBS 연예대상’에서는 7명의 코미디언이 각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MBC에서만 자사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들이 예능인들의 축제에서 조명받지 못한 것이다. MBC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코미디·시트콤부문 신인상 및 우수상에 자사 개그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상을 줬다. 이와 달리 올해 수상 부문에는 코미디 부문이 아예 빠져 있었다.

이는 MBC에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 4월 ‘코미디에 빠지다’를 폐지했다. 시청률 저조 등이 이유였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는 지상파 방송사는 MBC가 유일하다. KBS는 ‘개그콘서트’를, SBS는 ‘웃찾사’를 방송 중이다. MBC만 공채 코미디언의 무대가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2014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 아이디어상을 차지한 ‘개그콘서트’의 ‘끝사랑’ 팀(사진=KBS).
프로그램 기획 및 편성은 물론 방송사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MBC에 코미디프로그램이 설 자리가 없다는 걸을 두고 적잖은 방송인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코미디언이 자라지 못하면 예능의 장래도 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방송가를 이끌고 있는 이경규·강호동·유재석·신동엽 등은 대부분이 코미디언 출신이거나 데뷔 시절 코미디로 예능의 자양분을 쌓은 방송인이다. 데뷔 시절 연기력과 순발력을 쌓을 코미디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이들이 현재 방송가를 이끌 진행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신동엽과 유재석 등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갈고 닦은 콩트 실력을 바탕으로 여러 예능에서 다양한 웃음을 주고 있다. 신동엽이 출연해 인기를 누렸던 tvN ‘SNL코리아’와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에서 웃음을 준 여러 상황극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고민을 담아 MBC 코미디언 후배들을 위해 결국 유재석이 용기를 냈다. 유재석은 MBC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후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데 아쉽게도 오늘 후배·동료가 이 자리에 함께하질 못했다”며 아쉽다고 말했다. “내가 너무 오지랖 넓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더 꿈을 꾸고 무대가 필요한 많은 후배에게 내년에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방송사를 향해 부탁도 했다. 자신을 MBC 공채 20기 코미디언이라고 밝힌 오지환은 30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냉정하게 따지자면 유재석은 KBS 출신이기에 MBC 코미디언들 걱정 안 해도 되지만 그는 아니었다”며 “방송사를 떠나서 (코미디언)후배들을 안타까워하고 아낀다는 걸 알게 되었다”며 유재석의 말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2006년 MBC 공채 15기 코미디언 출신인 이국주는 올해 ‘국민 의리녀’로 인기를 누리며 SBS ‘룸메이트’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MBC가 다시 ‘코미디 텃밭’을 키워 예능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지 방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출신 코미디언 이국주가 ‘2014 SBS연예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리녀’로 인기를 얻은 이국주는 SBS ‘룸메이트’에서 활약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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