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눈, 이미 리우 홀컵에 꽂혔다

김경태 갑작스러운 불참 선언에
예방접종 맞으며 출전준비
"솔직히 메달권 가깝진 않지만
컨디션 관리 잘하면 기회 올 것"
  • 등록 2016-07-27 오전 6:09:44

    수정 2016-07-27 오전 6:09:44

지난 1월 끝난 유라시아컵에서 김경태(왼쪽)와 왕정훈이 아시아팀으로 함께 뛰던 모습.(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왕정훈(21·JDX)의 눈이 반쯤 감겨 있었다. 그는 29일 열리는 미국프로골프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 이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출전하게 돼 일정표에 빈자리가 없다.

왕정훈은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 다음 순위자로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18일 끝난 디오픈을 마무리하고 잠시 귀국한 왕정훈을 22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그의 매니지먼트사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왕정훈은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인플루엔자, 장티푸스 등 예방 주사를 맞아 정신이 몽롱하다”며 “몸도 으스스하다.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려면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렵게 태극마크를 단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긴장감이 들지 않도록 메달 욕심을 내진 않고 있다”면서 “다만 최선을 다하겠다. 골프는 그날 컨디션이 중요하다. 컨디션 관리만 잘한다면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정훈은 디오픈 기간 내내 김경태와 함께 방을 썼다. 유라시아컵(아시아·유럽 팀 간의 남자골프 대륙 대항전)을 뛰며 친해졌다. 올림픽 불참 소식을 미리 귀띔해 줄 수도 있었다.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김경태가 왕정훈에게 올림픽 자리를 양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왕정훈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김)경태 형이 언론에 발표하고 나서야 내게 전화로 불참 사실을 말해줬다”며 “경태 형이 2세 계획이 있어 힘들다고 하더라.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를 그런 이유로 양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형도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한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왕정훈에게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까지 돌아가는 병역 면제 혜택이 우선은 아니다. 필리핀 골프 유학 시절부터 국적을 바꿀 기회는 많았다. 한국인으로서 살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이미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부터 필요하다면 군대에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왕정훈은 “당연히 군대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솔직히 랭킹으로 봐선 메달권에 가깝진 않다. 다만 컨디션에 따라 선수들의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온 힘을 다한다는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표팀 파트너 안병훈(25·CJ그룹)과의 호흡은 걱정 없다. 평소에도 모여 축구 게임을 할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다. PGA 챔피언십이 끝난 후에도 미국 올랜도에 있는 안병훈의 집에서 리우로 건너가기 전까지 함께 생활할 예정이다. 왕정훈은 “(안)병훈이 형과 축구 게임을 즐긴다. 형이 엄청 고수다. 요새 캐디 형한테도 져서 열심히 게임 연습 중이다”며 투덜거렸다.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2승(모리셔스 오픈·하산 2세 트로피)으로 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주변에서 “야위었다”며 ‘고기 약속’을 앞다퉈 잡고 있다. 왕정훈은 “이제 고기만 봐도 질린다”고 말하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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