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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탄소배출권에 손쉽게 투자”…국내 ETF 첫 출격

신한·삼성·NH, 30일 탄소배출권 ETF 4종 국내 상장
美상장 KRBN ETF, 연초 이후 수익률 약 60% 달해
"친환경 정책에 장기전망 '맑음'…자산배분 효과기대"
"투기적 거래 따른 정책 급변 가능성 낮지만 유의해야"
  • 등록 2021-09-27 오전 2:00:00

    수정 2021-09-27 오전 2:0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에서도 글로벌 탄소배출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첫 상장된다. 탄소배출권은 전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탈(脫)탄소’ 바람을 타고 친환경 투자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올 들어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 고공 상승하는 가운데 자산배분상 투자대안으로도 떠오른다. 다만 최근 투기적 거래에 따른 가격 하락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따른다.

탄소배출권 가격 고공상승…국내서도 ETF 첫 출격

26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의 탄소배출권 ETF 4종이 오는 30일 상장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생상품이지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성격에 가깝단 평이다.

국내에서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국 탄소배출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운용사도 ETF 상장에 나선 것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63.75유로로 연초 이후 94.8% 올랐다. 유럽의 탄소배출권 거래 비중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80%를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미국에는 지난해 7월 탄소배출권 ETF가 첫 상장됐다. 유럽·미국 등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이다. 23일(현지시간) 기준 운용자산(AUM)은 8억4587만달러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약 60%에 달한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권은 보관 비용이 없어 다른 원자재 선물보다 롤오버(만기 시 재판매) 비용이 낮다”며 “탄소배출권 선물 ETF는 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과 비슷한 흐름으로 추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신한·삼성·NH운용, 글로벌·유럽 선물 ETF 출시

신한운용은 글로벌과 유럽 탄소배출권에 각각 투자하는 ‘SOL 글로벌탄소배출권’, ‘SOL 유럽탄소배출권’ ETF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편입 비중을 늘려갈 전략이다. 중국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 들어 활황인 유럽 관련 단기 트레이딩 수요에 대응한 선택의 폭도 넓혔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예컨대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첫 등장해 모두가 생소하게 느꼈을 때처럼 탄소배출권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본다”며 “관련 시장에 투자·거래주체로서 개인이 참여하는 것은 환경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탄소를 위한 인프라 구축보다 탄소 비용화 속도가 빨라졌다”며 “장기적으로 전 세계적인 도입 확대 흐름은 확실시돼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NH아문디운용은 글로벌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 ETF를 출시한다. EUA(유럽), CCA(캘리포니아), RGGI(미국 동부) 탄소배출권 선물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운용은 유럽에 투자하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 ETF를 선보인다.

친환경 정책 가속화에 중장기 ‘맑음’…투기변동성 ‘유의’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경기회복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 친환경 규제 강화 등과 맞물려 상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소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입법안 패키지 ‘핏포55(Fit for 55)’에도 배출권 거래제 강화안이 포함됐다.

포트폴리오 분산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김현빈 NH아문디운용 ETF전략팀장은 “탄소중립 선언과 탄소가격제 도입으로 탄소배출권 매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며 “탄소배출권은 기존의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금, 원유 등 전통적인 글로벌 자산군들과 약 0.2 수준의 낮은 상관계수로 자산배분에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탄소배출권의 가파른 가격 상승에 투기적 거래가 늘어나는 점은 가격 변동성을 키워 우려가 나온다.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에는 파생상품에 대한 포지션 보유한도 제약 조건이 있지만 탄소배출권 파생상품은 예외적으로 제약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규제 대상 기업들이 연말까지 부족한 할당량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베팅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어떤 자산상품이든 금융화되면 투기적 거래가 일어날 수 있지만 이를 유의해 투자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투기 수요가 시장을 교란하면 정부가 탄소배출권을 늘리는 등 제재를 가할 수 있겠지만, 기후변화를 막겠다는 취지인 만큼 시장의 예상을 벗어날 정도의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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