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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묶인 주식' 팔겠다는 남양유업, 소송 앞둔 진심은?

남양유업, 대유위니아와 '조건부' 약정 체결
당장은 지분매각 불가능…"경영 정상화 협력"
다음달 소송 본격화…"소송 앞둔 행보" 지적
  • 등록 2021-11-26 오전 12:10:08

    수정 2021-11-26 오후 2:17:27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지분 매각을 두고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 중인 남양유업이 승소 이후를 내다본 협약을 제3자와 체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소송전을 앞두고 매각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당장은 손댈 수 없는 주식을 내걸고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남양유업의 첫 변론기일이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앤코는 앞서 지난 8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을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앤코와 남양유업의 갈등은 법정 분쟁 시작을 앞두고 최근 남양유업이 제3의 주체와 ‘조건부 약정’을 체결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대유위니아그룹과 지난 19일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상호 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협약은 남양유업이 대유위니아에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협약을 통해 “홍원식 회장은 일련의 사태로 회사가 현재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고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도 계속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가운데, 대유위니아그룹과 함께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양측이 협약을 통해 법적 분쟁에서 홍 회장이 최종적으로 승소하게 되면 한앤코에 매각하기로 했던 지분과 경영권을 대유위니아에 넘기기로 했다는 데 있다. 현재 홍 회장을 포함해 남양유업 대주주 지분은 법원이 한앤코의 가처분 금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묶여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과 대유위니아그룹 역시 협약에서 매각 조건으로 ‘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게 되는 등 해소되는 경우’라고 단서를 달았다. 지금 당장 지분을 매각할 수 없는 만큼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제3자에게 법적으로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는 경우’로 조건을 건 것이다.

매각 무산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의 임시 주주총회가 9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렸다. 사진은 남양유업 본사 건물의 간판. (사진=연합뉴스)
마찬가지 맥락에서 남양유업과 협약을 체결한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분과 경영권보다 당장 경영 정상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는 모양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이번 협약의 핵심은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돕겠다는 것”이라며 “(매각 논란 이후로) 남양유업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경영 공백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B 업계에서는 이번 남양유업의 협약 체결이 본격적인 법적 분쟁을 앞둔 일종의 ‘논점 흐리기’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은 12월 2일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앞두고 매각 의사를 강조하는 협약 체결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만약 승소하고 대유위니아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금전적 이익이 크지 않은 걸 생각하면 여론전이자 본질 흐리기”라며 “홍 회장이 계약을 하고도 ‘노쇼’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인데 소송을 앞두고 매각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앤코와 남양유업 분쟁에 깜짝 등장한 대유위니아는 위니아전자, 위니아딤채, 대유에이텍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남양유업과의 이번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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