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약한영웅', 알을 깨는 소년들은 위태롭지만 강하다 [스타in포커스]

'약한영웅' 공개 직후 1위 싹쓸이…웨이브 효자작 등극
원작 웹툰과 무엇이 달랐나…국내외 팬들 사이 호평일색
'어른' 아닌 '청소년'의 시선으로 담아낸 폭력과 성장통
'D.P.' 문제의식 외연 넓힌 한준희 감독…신예 앙상블 백미
  • 등록 2022-11-24 오전 6:00:00

    수정 2022-11-24 오전 6:00:00

(사진=웨이브)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신예 유수민 감독의 연출, 필력과 한준희 감독의 기획력이 만나 웨이브의 대표작이 탄생했다.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약한영웅 Class1’(감독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의 화력이 심상치 않다. ‘약한영웅’은 공개 직후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호평에 재빨리 입소문을 탔다. ‘제목과 달리 절대 약하지 않은 작품’, ‘감독과 배우, 신예들의 반란’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던 토종 OTT 웨이브에 연일 잭팟을 터뜨려주고 있다.

‘약한영웅’, 강렬한 신고식

공개 전까지 대중이 ‘약한영웅’에 건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올 연말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 국내외 OTT 기대작들이 일제히 공개를 앞두고 있던데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tvN ‘슈룹’, 최근 막을 내린 SBS ‘천원짜리 변호사’ 등 쟁쟁한 톱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TV 드라마들의 활약까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약한영웅’ 보다 앞서 학교 안 폭력을 주제로 다뤄 호평을 이끈 영화, OTT 시리즈 작품들이 많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약한영웅’은 우려 섞인 예상들을 깨고 무한히 질주 중이다. 지난 18일 8부작 전체 회차를 공개한 ‘약한영웅’은 2022년 신규 유료 가입자 수 기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국내 콘텐츠 스트리밍 순위 집계 플랫폼인 키노라이츠에서 ‘소방서 옆 경찰서’ ‘재벌집 막내아들’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오늘의 콘텐츠’ 1위에 등극했다. 공개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성원도 뜨겁다. 아이치이 미국, 대만을 비롯해 미주 비키(Viki) 채널 내 ‘코코와’에서 평점 9.9를 기록하는 등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호평일색이다.

‘약한영웅’은 네이버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단편영화 ‘4만번의 구타’로 주목받은 유수민 감독의 첫 장편 시리즈로, 넷플릭스 ‘D.P.’로 각종 수상을 휩쓴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는 원작 웹툰의 주요 무대인 은장고등학교로 전학 가기 전 주인공 연시은이 겪은 우정과 성장통 등 전학을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을 그린 프리퀄이다. 원작 웹툰에선 연시은과 옛 학교 친구 수호, 범석의 전사가 그렇게까지 섬세히 다뤄지지 않았다. 드라마 ‘약한영웅’은 원작의 큰 줄기는 가져가되 주요 인물 및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등장인물 각자의 사연과 성격에 약간의 변주를 줌으로써 풍부한 캐릭터성과 입체성을 확보했다.

(사진=웨이브)
10대의 시선에 담은 폭력, 알을 깬 소년들의 성장

또 원작 웹툰은 주인공 연시은이 싸움 실력을 키워 폭력을 일삼는 학교 안 일진과 학교 밖 조폭까지 도장깨기하는 전형적인 학원 액션물의 구조를 띤다. 드라마 ‘약한영웅’은 여기에 10대 시절을 학교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친구들과의 우정과 질투, 위태로운 인간관계와 타인을 향한 선망 등을 담아냈다.

특히 작품에서 인용된 소설 ‘데미안’의 유명한 한 구절, ‘새는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힘겹게 싸운다’란 문장은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을 가장 잘 표현한 대목이다. 어른들의 생각만큼 결코 단순하지 않은 10대들의 세계와 심리를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미숙한 자아의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고민하는 소년들의 내적 갈등, 학교란 ‘알’을 벗어나 사회로 나아가기 전 시행착오를 겪는 이들의 처절한 외적 투쟁이 담겨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알을 깨며 성장통에 대처하는 세 친구 시은, 수호, 범석의 모습은 어리지도 어른이 되지도 못해 힘겨웠던 우리들의 10대의 기억을 되살린다.

냉혹한 어른 세계의 현실을 닮은 학교 안 계급과 폭력을 고발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챙기면서, 개인의 감정과 성장 서사까지 놓치지 않은 깊이와 영리함이 눈에 띈다. 작품의 시선을 어른이 아닌 폭력의 당사자인 10대 주인공들로 뒀기에 가능했던 지점이다. 그간 학교폭력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주로 폭력을 성인이 된 주인공, 학교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의 부모 등 ‘어른’들의 시선으로 표현해왔던 것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원작 웹툰에서 화제였던 주인공 연시은의 천재적인 두뇌와 도구를 활용한 주요 액션 장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연출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상업드라마의 미덕인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심각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중간중간 대사의 웃음 포인트와 애드립도 오락성과 몰입감에 일조했다.

젊은 신예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묘미도 빼놓을 수 없다. 박지훈, 최현욱, 홍경, 신승호, 이연 등 20대 초중반으로 이루어진 청춘 배우들이 톱스타나 중량감 있는 배우 없이 빚어내는 앙상블은 이 작품의 백미다.

전작 넷플릭스 ‘D.P.’를 통해 제기했던 폭력에 관한 문제의식을 보다 보편성 있는 ‘학교’란 조직으로 외연을 넓힌 한준희 감독의 기획력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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