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인 없는 기업, 호화판 해외 나들이...국민 정서에 맞나

  • 등록 2024-01-15 오전 5:00:00

    수정 2024-01-15 오전 5:00:00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12명의 지난해 8월 초호화 캐나다 출장에 대해 경찰이 이들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전세 헬기 이용, 한끼 2000만원 넘는 식사, 6억 80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호텔비 등을 포스코의 자회사가 댄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포스코는 현지에서 이사회를 한차례 열긴 했지만 5박 7일 일정 대부분을 관광, 골프행사 등으로 채워 ‘뇌물성 접대 여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빙산의 일각이다. 포스코· KT 등 민영화된 공기업과 4대 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 대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들이 한통속이 돼 짬짜미를 벌여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CEO는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외이사로 뽑고 이들을 ‘거수기’ 삼아 셀프 연임을 시도하면, 사외이사는 그 대가로 호의호식하는 일이 이미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번에 입건된 포스코 사외이사 7명도 차기 사령탑을 선출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 멤버들로서, 최 회장은 3연임을 위해 이들을 각별히 대접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주인 없는 기업의 고질병인 이런 모럴 해저드는 공기업에도 깊숙이 만연해 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주역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재직 중 16차례 해외출장을 다니며 1박 260만원짜리 초호화 호텔에 묵는 등 회삿돈을 흥청망청 써댄 것으로 드러났다.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으로 회사엔 조 단위의 미수금이 쌓이고 가스요금 인상으로 국민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사실상의 혈세를 물쓰듯 한 그의 행태는 도덕 불감증의 전형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 없는 기업을 전리품처럼 여기고 인사에 관여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존 경영진이 회삿돈으로 자리 지키기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엄정한 수사로 위법사항을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경종을 울릴 일이다. 한발 더 나아가 감시 사각지대의 기업에 확산되고 있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 지배 구조를 투명히 개선해야 한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해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현행 CEO 선출 방식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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