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아니면 안돼"…`K팝 다양성` 공염불 우려

  • 등록 2012-01-12 오전 8:39:24

    수정 2012-01-12 오전 8:39:24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녀시대, 빅뱅, 김범수, 옥상달빛, 칵스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2일자 2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요즘 가요계 키워드는 `K팝`과 `나는 가수다`로 압축된다. 소녀시대, 카라, 빅뱅 등 아이돌 그룹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고 임재범, 김범수, 바비킴 등 그간 TV에 모습을 비추지 않던 뮤지션들의 귀환은 가요계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그럼에도 외화내빈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왜일까. 지상파 및 음악전문 방송 채널이 K팝 아이돌 위주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싱어송라이터나 인디 뮤지션들의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겉으로는 다양성을 부르짖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이 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KBS2 `음악창고`, SBS `김정은의 초콜릿`, MBC `음악여행 랄랄라`가 폐지된 이후 비(非)아이돌 음악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케이블 채널에서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이마저도 개편의 칼바람을 맞으면서 사라지고 있다. 싱어송라이터와 인디 음악의 소통 창구였던 MBC라디오 `푸른밤 정엽입니다`의 코너 `얼라이브`가 폐지됐고 KBS라디오 `이현우의 음악앨범`은 PD가 바뀌면서 변화를 맞았다. 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도 유희열이 DJ를 그만두고 `최강희의 야간비행`으로 대체되면서 비주류 음악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었다.

인디 밴드들이 주로 출연했던 케이블채널 MTV `락엠 하드`는 시즌3까지 진행됐다가 지난해 폐지됐다. 현재 인디 뮤지션들의 창구는 Mnet의 `튠업`이란 프로그램이 유일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지상파는 차치하고라도 음악전문채널들마저 아이돌 트렌드를 쫓아가는 데 급급할 뿐 음악적 다양성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최근 대중음악이 연예 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면서 음악 전문 채널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MBC플러스미디어는 기존 MBC게임을 MBC뮤직으로 바꿔 내달 1일부터 음악전문 방송을 시작한다. SBS는 지난해 11월부터 MTV와 손을 잡았다. 그간 Mnet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케이블 음악전문채널이 3파전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다만, MBC뮤직의 주요 프로그램 라인업을 미리 살펴본 결과 기존 MBC 음악 방송 콘텐츠의 재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진정성 있는 음악이 재발견 되는 듯했으나 결국 그 와중에 가장 상업적인 요소만 뽑혀 자기복제화(리메이크)를 반복하고 있는 형국도 문제다.

한 가요 제작자는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장르의 노래들이 음원 차트에서 인기를 끌며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모두 공염불로 끝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창작의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곡을 발표해도 `나는 가수다`나 `무한도전`,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려진 이벤트성 음원에 밀리고 아이돌에 치여 비아이돌 가수들은 고사 직전이라는 설명이다.

올 한해 가요계는 진화를 위한 도약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 대중음악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이돌과 더불어 여러 장르의 뮤지션이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계속 반복되고 비슷한 것만 보여준다면 지금의 K팝 열풍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보다 다양한 장르의 K팝을 확보해나간다는 측면에서라도 비주류 음악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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