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8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 |
| ▲ 파업 중인 MBC(왼쪽), 방송인 김구라(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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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MBC 예능이 비상이다. 간판이다 아니다 할 것 없이 수세에 몰렸다. 최근 예능에 잇따라 들이닥친 악재 때문이다.
파업이 18일로 80일째를 맞았다. 파업으로 드라마를 제외한 시사·교양, 그리고 예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연속성이 중요한 드라마는 외주 제작이 많아 정상 방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사·교양, 예능은 자체 제작이 많은 데다 특히 예능은 연출자의 손을 많이 타 대체 인력 기용이 쉽지 않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11주째 결방 중인 ‘무한도전’은 말할 것도 없고 ‘놀러와’는 본 방송과 재 방송을 반복하다 하향세로 돌아섰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놀러와’는 최근 16일 방송에서 5.3%까지 추락했다. ‘우리들의 일밤’과 ‘우리 결혼했어요’는 외주 제작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우리들의 일밤’을 채운 ‘고향버라이어티 꿈엔들’과 ‘남녀소통프로젝트 남심여심’은 각각 1, 2%대의 애국가 시청률로 굴욕을 당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대신해 14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3.3%로 출발했다. 파업으로 편성이 오락가락하면서 경쟁력이 뚝 떨어진 것이다.
파업에 핵심 인력까지 잃는 악재가 겹쳤다. 방송인 김구라가 일본군 위안부를 비하한 과거 발언이 문제돼 갑작스럽게 활동을 잠정 중단한 것. 김구라는 16일 “예전에 생각 없이 한 얘기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혔을지 깨달으며 늘 마음 한 구석에 부채 의식을 가지고 살아왔다. 철없던 과거를 자숙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구라는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에서 7~8개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왔다. 그중에서도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와 ‘세바퀴’는 김구라가 메인 MC로서 활약해온 프로그램이다. MBC로서도 ‘라디오 스타’와 ‘세바퀴’는 예능 킬러콘텐츠로 다른 방송사에 비해 김구라를 잃은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김구라는 프로그램에서 악역을 자처하며 대중이 궁금해 하는 점들을 속 시원히 캐묻는 역할을 해왔다. 그 역시 강호동과 마찬가지로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다. ‘라디오 스타’가 폐지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