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제재 참여국과 '먹거리 전쟁'..식품·농산물 수입 금지

  • 등록 2014-08-07 오전 4:56:05

    수정 2014-08-07 오후 2:45:15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먹거리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자 러시아가 전방위적인 금수 조치로 보복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과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親)러시아 반군 세력 활동을 지원한 책임을 물어 최근 러시아 금융·방위·에너지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에서 생산한 농산품·원료·식품 수입을 1년간 금지·제한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수입 금지 대상이 되는 농산물·원료·식품 목록에는 미국산 농산물과 축산물, EU 채소·과일류가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은 서구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해 “정치적 수단으로 경제를 압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규범과 원칙에 어긋난다”며 내각에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푸틴의 식품 금수 조치가 실행되면 유럽과 미국 농가나 식품 수출업자에게 큰 타격을 주고 러시아에서는 물가 급등으로 식품 부족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럽산 과일·채소 최대 수입국이자 미국산 가금류 수입 2위 국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금수 조치가 농산물 수출국에 막대한 손실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도 식품 금수 조치가 자국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전체 식량의 40% 이상을 수입하는 러시아가 식품 품귀 현상을 겪는다면 올해 상반기 7.9%까지 치솟은 물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식품 금수 조치가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하고 러시아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금수 조치에 대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 등 서구진영보다는 러시아 경제와 자국 국민에게 더 손실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수 조치가 유럽 농가에 타격을 입힐지 몰라도 유럽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풀이했다. WSJ는 또 러시아가 미국산 축산물 수입을 금지하더라도 미국에 치명적 손실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자국 축산업을 살리기 위해 최근 수 년간 무역장벽을 설치해 미국의 러시아 축산물 수출이 이미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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