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여곡절 속 막내린 잼버리…소모적 정쟁 덧칠 말아야

  • 등록 2023-08-14 오전 5:00:00

    수정 2023-08-14 오전 5:00:00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11일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막을 올린 이후 폭염 대책 미흡, 비위생적 환경 등 준비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영국·미국 등 주요국이 조기 철수했고 태풍 ‘카눈’에 대비해 지난 8일 나머지 대원들도 조기에 야영장을 떠났다. 그나마 막판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기업 등 민간의 총력 대응, 화려한 K팝 공연 등을 통해 최악의 위기는 면했지만 국제 대회의 성공신화를 이어오던 대한민국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행사임은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는 6년간 총사업비 1171억원, 폭염 대책 등으로 69억원의 예비비가 들어갔다. 1991년 고성 잼버리와 비교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4배 이상 혈세를 더 투입한 셈이다. 그럼에도 극찬 속에 마무리된 당시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실운영으로 체면을 구겼다. 스카우트연맹, 강원도, 중앙정부가 힘을 합쳐 집중력있게 밀어붙였던 고성 대회와는 달리 중앙·지방정부의 분열, 부처 간 칸막이,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겹치면서 행정력이 오히려 퇴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회 기간은 물론 폐막 후에도 계속된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국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국정조사 카드를 또 들고나왔고, 국민의힘은 1차적 책임은 민주당 기관장이 이끌어 온 전북도에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여야 모두 낯 뜨거운 물타기다. 민주당은 대회 유치가 확정된 2017년 8월 이후 집권 기간 내내 기본 인프라 구축에 소홀했다. 국민의힘은 집권 후 미비점을 보완하고 폭염 등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이를 방기했다.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만 터지면 정쟁으로 몰아가며 국론 분열부터 부추기는 악습이 또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국무조정실 감찰과 감사원 감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우선이고 예산 탕진 등 공무원비위사실이 드러나면 사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할 것이다. 이를 교훈 삼아 내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등 다가오는 국제 행사에선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된 복지부동도 쇄신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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