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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투수라는 건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수준이 좀 다르다. 그의 슬라이더까지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이 슬라이더로 인정받는다는 건 이전까지와는 무게감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WBC 대만 라운드를 시찰하고 온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오승환이 매력적인 직구를 던진다는 건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그의 슬라이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전에는 보여주기용으로 슬라이더를 썼지만 이젠 승부구로도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도 “대만에 다녀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하나같이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이야기했다.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의미다. 슬라이더가 장착 된 오승환은 또 다른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구가 홈 플레이트의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변하는지는 스카우트들의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파워가 좋은 메이저리거들은 공 때리는 포인트를 최대한 몸에 가까운 곳에 붙여둔다. 그만큼 변화구에 빨리 속을 비율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메이저리그가 파워와 정교함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오승환이 슬라이더까지 인정받게 되면 그의 가치는 또 한번 상승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번 업그레이드는 그의 해외 진출에 어느정도 힘이 될 수 있을까.
올시즌 프로 데뷔 8년차를 맞는 오승환은 시즌 후 국내 이적은 자유롭게, 해외 이적은 구단 동의하에 시도할 수 있다. 일본 야구계가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메이저리그의 시선 변화에 보다 관심이 모아진다.
그의 슬라이더를 극찬한 스카우트는 이에 대해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삼성 구단이 납득할 수 있는 포스팅 머니가 우선돼야 하고, 오승환 역시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기 위해선 중간계투요원이 아니라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아직 전망은 이르다. 다만 매우 좋은 직구를 지닌 오승환이 슬라이더까지 업그레이드 했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