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최근 시중 유통 중인 어린이용 홍삼, 비타민 제품 매출 상위 10위 이내 제품 5종씩을 무작위로 추출해 화학 합성첨가물 현황을 조사한 결과 1개제품을 뺀 나머지 9개 제품에서 1~12종의 화학 합성첨가물을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제품에는 성인용 비타민 제품보다 더 많은 종류의 화학 합성첨가물이 포함돼 있었다. 감사원은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화학 합성첨가물’ 사용 제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조업체들이 화학 합성첨가물을 적게 사용하도록 품질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식약처에 통보했다.
문제는 감사원이 검사했다는 제품이 어느 회사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감사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감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정작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어느 회사 어떤제품’인지에 대한 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 업체명이 ‘▲▲’ ‘♡♡’ ‘♣♣’ ‘♤♤’ 등으로, 제품명은 ’‘ㄲ’ ‘ㅃ’ ‘ㅆ’ ‘ㅉ’ ‘ㄱㄱ’ ‘ㄱㄴ’ ‘ㄱㄷ’ 등으로 표기돼 있다. 감사원 홈페이지를 검색한 주부 김모(36)씨는 “평소 아이 체력이 약해 유산균과 홍삼을 꼬박꼬박 챙겨 먹였는데, 아이에게 먹인 제품이 이에 해당하는지 살피러 접속했다가 화가 더 났다”며 “숨바꼭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모르는 게 속편할 뻔했다”고 말했다.
2015년 국정감사 당시 김용익 의원은 “건강기능식품은 원료의 ‘기능성’에 대해서만 식약처의 심사 허가를 받고 있다”며 “어린이용을 표방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합성첨가제 사용에 제한을 두거나 어린이 기호식품처럼 별도의 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뒤 개선된 것은 전무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루 섭취량이 일정하지 않은 일반 식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섭취량이 정해져 있다”며 “하루 섭취량을 고려하면 지적된 화학 합성첨가물의 양이 기준치 이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의 화학 합성첨가물의 기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