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만 10년"…‘보이스’ 김홍선 PD의 한 우물(인터뷰)

  • 등록 2017-03-14 오전 6:59:00

    수정 2017-03-14 오전 7:45:19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10년 전부터 장르물이란 한 우물만 파온 이가 있다. 12일 종방한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보이스’의 김홍선 PD다. 다음날 종방연을 앞두고 여의도 작업실에서 만난 김 PD는 다소 지친 얼굴이었지만 밝은 미소로 맞이했다. “결말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이스’는 연쇄살인범에게 아내를 잃은 형사 무진혁(장혁 분)와 아버지를 잃은 112센터장 강권주(이하나 분)이 합심해 진범을 쫓는 이야기다. 범인은 사이코패스인 대기업 외동아들 모태구(김재욱 분). 최종화에 등장한 또 다른 사이코패스가 모태구를 처단한다.

“인과응보를 보여주고 싶었다. 법의 심판은 부족할 것 같고, 사적인 복수는 메시지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모태구는 자신이 휘둘렀던 방식 그대로 당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답답하다는 뜻에서 ‘고구마’라고 표현하는데, 실제론 현실이 더 ‘고구마’ 아닌가. ‘사이다’를 드리고 싶었다.”

기괴한 정신병원 장면을 포함해 ‘보이스’는 현실적이거나 강렬한 표현으로 매회 화제를 모았다. 때문에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일각에선 방송의 다양성 측면에서 케이블채널의 특성을 살릴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희생자가 느꼈을 고통을 그대로 전하고자 했다”고 김PD는 거듭 강조했다.

섬세하게 공들인 장면도 곳곳에 숨어 있다. 케틀벨은 극중 모태구의 주된 흉기로 등장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카락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화면에선 희미하게 나오거나 스쳐지나가지만, 현실감을 주기 위해 디테일을 살린 것이다. 김 PD는 “수위 조절 등 어디까지 가느냐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재미난 점은 매회 시체가 등장하지만 더미(촬영용 인체모형)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우가 직접 본을 떠야 하는데 완성까지 2주가 걸린다. 촉박한 드라마 제작 환경 상 불가능한 일이다. 심춘옥(이용녀 분) 할머니 에피소드에선 배우가 직접 와이어 매달려 4~5시간 씩 시체를 연기했다. 김PD는 이용녀를 포함해 오연아, 배정화, 최승훈 등 조단역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모태구 역의 김재욱은 ‘보이스’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김PD는 “처음에는 김재욱이 지닌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 탓에 ‘악역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김재욱과 만남 후 김 PD의 생각은 달라졌다. “그 사이 남자가 됐더라.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양한 해석을 열어놓은 결말은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PD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1996년 SBS 예능 PD로 입사한 김PD는 ‘기쁜우리 토요일’ 등을 만들었다. 2000년 독립한 김 PD는 OCN ‘메디컬 기방 영화관’(2007)을 시작으로 OCN ‘조선추리활극 정약용’(2010), ‘야차’(2010), ‘히어로’(2012), tvN ‘라이어 게임’(2014) 등을 연출했다. OCN과 특별한 인연이다.

“장르물을 좋아한다. 정유정·코맥 매카시 작가 등 추리소설을 즐겨본다. 10년 전 그런 이야기를 했다. 미국 HBO 드라마와 같은 드라마를 만들자고. 이제 많이 해봤으니 멜로를 꼭 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지만 말이다. (웃음)”
사진=콘텐츠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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