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위 못 지키면 지옥행”..KLPGA 투어 서바이벌 게임 시작됐다

  • 등록 2016-11-02 오전 8:06:38

    수정 2016-11-03 오전 10:20:39

KLPGA 투어 경기 장면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시드전은 지옥과 같은 두려운 곳이다. 만약 밀려난다면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에게 시드전에 대해 묻자 곧바로 돌아온 대답이다. 시드전은 순위에 따라 출전 자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중압감이 그 어떤 대회보다 높다. 그리고 11월 말에 일정이 모두 끝나기 때문에 추위와도 전쟁을 치러야 한다. 시드전으로 내몰리면 자존심도 한순간에 땅에 떨어진다. 앞으로 남은 대회는 2개. 커트라인 60위를 놓고 중위권 선수들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된다.

KLPGA 투어는 상금랭킹 1위부터 60위 선수들에게 다음 시즌 출전권을 준다. 61위부터 80까지는 이틀간 열리는 시드전 예선을 면제해준다. 그 이하는 예선과 나흘간 진행되는 본선을 모두 통과해야 내년에도 정규 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다.

시드전에서 떨어지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정규 투어는 스폰서 초청이 있어야 가능하고, 이마저도 출전 횟수가 제한돼 있다. 따라서 은퇴를 선택하는 이도 적지 않다.

1일 현재 김보아가 상금 약 9000만원으로 불안한 60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보아 뒤로는 61위 최혜용(약 8490만원)부터 64위 윤선정(약 8350만원)까지 4명의 선수가 1000만원 이내로 추격하고 있다. 톱10 한 번이면 자리가 바뀔 수 있다.

역대 우승자들도 불안한 심정으로 2개 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린 허윤경은 58위다. 시즌 상금 약 9600만원으로 2개 대회에서 예선만 통과하면 자력으로 시드를 유지할 수 있다. 예선에서 떨어진다면 마지막까지 순위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장수화(67위), 김다나(71위) 등은 약 30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해야 시드전에 불려가는 시련을 피할 수 있다. 윤슬아는 69위지만 2012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까지 출전권을 보장받아 걱정이 없다.

정규 투어에 뛰는 선수들은 억대 연봉을 보장받는다. 메인스폰서 계약금은 적어도 50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골프용품, 의류 등 서브스폰서 후원금을 포함하면 1억원을 가볍게 넘긴다.

대회 출전으로 벌어들이는 상금도 적지 않다. KLPGA 투어 규모가 커지면서 시드 커트라인이 1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우승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우승 상금 1억원짜리 대회라면 인센티브까지 한방에 2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시드를 잃어 2부 투어로 밀리면 정규 투어 총상금의 10분의 1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서 뛰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 메인스폰서 계약금을 받기가 쉽지 않고, 액수도 작아 대회 경비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2부 투어를 겪은 후 은퇴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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