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의 신혼집 장만은 투기였을까

  • 등록 2018-08-31 오전 4:20:00

    수정 2018-08-31 오전 4:2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인 손모(37)씨는 결혼 준비의 가장 큰 문턱으로 꼽히는 신혼집 장만을 앞두고 있었다. 직장이 각각 손씨는 여의도, 예비신부는 광화문 인근이어서 여의도에 신혼집을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슬슬 아파트 매물을 알아보던 차에 7월을 기점으로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조만간 여의도를 통으로 개발할 마스터플랜을 내놓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마디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뒀고 매수희망자는 더 많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손씨는 여러 부동산 중개업소에 사정해 결국 매물을 구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한 달 후 서울시는 입장을 바꿨다. 이제 손씨는 불안해졌다. 중개업소에선 여전히 매물을 구하긴 어렵고 호가도 낮아지지 않았다곤 하지만 덜컥 계약을 맺은 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해서다.

손씨가 여의도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두고 불나방처럼 뛰어든 투기라고만 몰아붙일 수 있을까.

마스터플랜 언급이 처음 나온 7월 이후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 아파트값은 꾸준히 올라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영등포구 아파트 매매값은 1.36% 올라 용산(1.72%)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박 시장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전면 보류 선언은 재건축을 추진하던 여의도 아파트 입주민에게도 혼선을 주긴 마찬가지였다. 이미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를 기다리던 공작·시범아파트는 마스터플랜 발표만 기다리고 있었다. 마스터플랜에 맞춰 정비계획이 수정될 수 있어서다.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이 올 연말까지 수립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던 박 시장의 ‘싱가포르 선언’은 언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고 시장 혼란만 안겨준 채로 끝났다. 시장(市長)에 따라 시장(市場)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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