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카풀도 못하는데…우버는 '나는 택시' 도전중

우버, 벨헬리콥터와 손잡고 날으는 택시 CES에 출시
2023년부터 LA 등서 날아오는 택시 '우버에어' 서비스
EU선 에어버스·아우디 자율주행차+드론 합체 선보여
인텔은 獨 볼로콥터 손잡고 날으는 택시 사업에 도전
한국은 올해 설계 착수 내년에나 시제기 선보일 듯
  • 등록 2019-03-25 오전 5:00:00

    수정 2019-03-25 오전 7:42:45

△2018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 전시된 ‘팝업 넥스트’(pop up next)의 플라잉카. 항공기 메이커 ‘에어버스’-독일 자동차 메이커 ‘아우디’-이탈리아 디자인회사 ‘이딸디자인’이 손을 잡았다. [사진=Norbert Aepli, Switzerland, 저작자표시 4.0 준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세종=김상윤 기자]명절 귀성길, 출퇴근 시간 꽉 막힌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가 날개를 펼쳐 하늘을 이동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공상과학영화와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이 같은 상상이 현실로 실현돼 ‘플라잉카’라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시제품 단계를 지나 양산체계 구축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플라잉카는 날기는커녕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태다.

자동차·항공사·운송회사 플라잉카 개발 경쟁 치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눈길을 끈 것은 승차공유 서비스업체로 잘 알려진 ‘우버’와 손잡고 ‘하늘을 나는 택시’를 개발하고 있는 벨 헬리콥터의 ‘벨 넥서스’(Bell Nexus)였다.

벨 넥서스는 프로펠러 덕트 팬 6개를 돌려 수직으로 뜨는 양력과 옆으로 이동하는 추진력을 동시에 얻는다. 파일럿을 포함한 5명까지 탈 수 있으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없다. 헬기와 달리 소음이 매우 적다는 것 역시 도심 교통수단으로서 큰 장점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벨 넥서스를 CES 2019 최고의 새로운 운송수단(Best New Transportation)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우버는 2023년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LA)와 텍사스 댈러스에서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면 하늘에서 택시가 날아오는 ‘우버 에어’(Uber Air)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우버는 5년 내에 이 서비스를 일본, 인도, 호주, 브라질, 프랑스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우버는 벨·보잉 등 다양한 항공기 제조사와 손잡고 하늘을 나는 택시를 개발하는 한편,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하늘을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이착륙할 것인지, 정비시스템은 어떻게 갖출 것인지를 관리하는 도시항공교통시스템(UAM)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 항공기회사인 ‘에어버스’와 독일 자동차기업 ‘아우디’도 하늘을 나는 택시를 구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2017년 4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온-디멘드(On demand) 헬리콥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헬기를 예약해 도시를 이동하면 헬기 착륙 시간에 맞춰 아우디 자동차가 대기했다가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 개시 이래 월간 200% 수준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시장성을 확인한 두 회사는 작년 11월 네덜란드 박람회에서 자율주행차와 드론을 합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하늘을 날던 드론이 자동차 위에 내려와 합체한 뒤 플라잉카로 변신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반도체 회사 ‘인텔’도 독일 항공기 스타트업 회사인 볼로콥터(Volocopter)와 손잡고 하늘을 나는 택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CES에서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가 볼로콥터를 타고 날아와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볼로콥터는 조종사 없이 무인으로 움직이는 1인용 플라잉카로 2017년 두바이에서 실험비행을 이미 성공했다. 현재는 뉴질랜드에서 실제 사람을 태우는 운송수단으로서 활용하기 위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시험비행을 진행 중이다

승차공유 서비스와 항공기 제조회사, 자동차 회사, 반도체 회사 등 산업과 국가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회사들이 하늘을 나는 택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앞으로 플라잉카가 도심교통의 차세대 모빌리티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선(철도)로 시작해 면(자동차)로 넓힌 이동수단이 3차원 입체(하늘)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어서다.

퍼스트 무버 경험없는 한국…이제 걸음마 떼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야 시작 단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처음으로 3차원 무인 모빌리티 ‘개인용 자율항공기(PAV)’ 개발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산업부와 국토교통부는 PAV 시제기(프로토타입)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0억원 예산을 투입해 시제기 설계 작업을 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제기 제작에 나선다.

산업부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PAV시장에 대비하려고 했지만 당시에는 PAV가 생소해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사업자를 선정한 뒤 시제기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실 퍼스트 무버(시장개척자) 경험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PAV사업은 먼저 치고 나서기가 어려운 분야다. 한국은 특히 항공분야에서 도전과 실패, 시행착오를 경험한 ‘축적의 시간’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PAV 시장이 어떤 식으로 형성될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헬기분야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이전될지, 자동차 분야 기술이 헬기시장으로 확대될지 등 PAV시장의 큰 줄기가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해외와 달리 한국이 PAV개발에 더뎠던 이유다.

각국에서 PAV모델이 하나둘씩 나오자 정부는 PAV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항공 산업의 경우 이미 보잉사와 에어버스가 독점하고 있어 한국이 끼어들 틈이 없지만, PAV는 자동차와 헬기 기술을 접목하는 만큼 한국이 ‘퍼스트무버’ 대열에 참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에서 PAV를 일찍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 시장이 열리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국이 기초 기술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 흐름을 보면서 시장에서 널리 이용될 수 있는 시제기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래프=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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