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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사회] 유튜버 '뒷광고' 처벌 논란…사기죄 적용 가능성은

SNS 유명 인플루언서 광고 게시물, 광고 표시는 30% 그쳐
표시광고법 근거, 사업주만 처벌 가능
공정위 단속 강화 방침, 실효성에는 의문
  • 등록 2020-08-09 오전 12:10:01

    수정 2020-08-09 오전 12:10:01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법과사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법과 사회’에서는 사회적 갈등, 논쟁과 관련된 법을 다룹니다.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한 주가 지났습니다. 한 유명 유튜버는 은퇴를 선언할 정도로 뒷광고 사태의 파장이 매우 큽니다. 뒷광고 논란과 함께 합법적 광고의 기준, 온라인 매체를 통한 불법 광고 행위에 대한 법적인 처분 가능성 등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광고예요” 밝힌 비율은 30%

뒷광고는 누가 봐도 ‘뒷돈’을 연상시키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콘텐츠를 만든 이들이 광고를 받아놓고 받지 않은 척했으니 딱 들어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부당성을 강조하는 표현이 무색하게도, 유튜브 영상의 광고에 대한 규제는 이제까지 사실상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부당 광고 실태조사를 보면 이른바 유명 ‘인플루언서’ 계정 60개에 올라온 광고 게시글 582건 가운데 광고 등 경제적 대가를 받았음을 제대로 표시한 글은 174건(29.9%)에 불과합니다. 광고표시를 하지 않은 콘텐츠가 10개 중 7개나 되는 셈이죠.

상위 인플루언서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처럼 심각한 수치가 나온 것을 고려해보면 유튜브 등 인기 SNS 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광고는 사실상 상당수가 뒷광고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뒷광고를 한 사실이 알려진 한 유명 유튜버. 사진=유튜브 캡처
해명에 나선 유명 유튜버들이 “미처 몰랐다”고 말한 유튜브의 ‘유료 PPL 및 보증광고’ 표시 의무는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기준일 뿐입니다. 이마저도 제작자가 작정하고 광고가 아니라고 한다면 유튜브측에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 콘텐츠를 늘려줄수록 이득인 유튜브가 일부러 유튜버들과의 계약을 까다롭게 해 광고 필터링에 나설 유인도 없습니다.

표시광고법, 사업주만 처벌 가능

온라인 광고 행위에 대한 규제 법령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정보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표시광고법 제3조 하위 공정위 예규로 있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의 경우 뒷광고를 받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침에서는 “광고주와 추천·보증인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유튜브 뒷광고가 표시광고법 제3조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정거레위원회는 글로벌 기업인 유튜브의 특수성 때문에 카페, 블로그 등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매체에 대한 규제에 집중해왔습니다. 유튜브 뒷광고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공백 상태나 다름없었습니다.

또 이같은 행위에 대한 처벌은 광고를 대행한 유튜버가 아니라 광고주에게만 물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표시광고법 제17조 벌칙 규정은 “부당광고를 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하게 한 사업자”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광고를 받은 유튜버를 광고를 준 사업자와 동일한 행위자로 간주하지 않는 한, 처벌은 광고를 내 준 사업자만이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쉽지 않은 사기 혐의 적용

뒷광고를 받은 유튜버들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히게 됩니다.

광고라는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형법상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광고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으므로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망행위를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기망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유튜버가 취한 것이 입증돼야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물건 구매에 따른 이익은 광고주가 얻게 되므로 유튜버의 기망이 곧장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이득을 취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하려면 법률상 개념을 다소 광범위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다만 구매 유도 행위가 광고주의 이득을 가져다주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비가 지급됐다면 유튜버의 행위를 ‘사익편취를 위한 사기’로 판단할 여지가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공정위는 유튜브 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다음달 추진하는 ‘심사지침’ 개정안에는 아예 “유튜버 등이 금전적 대가를 받고 사용후기를 올릴 때 광고임을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또 이 표시를 소비자들이 찾기 쉬운 곳에 분명하게 표기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유튜버 시청을 위한 덕목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지는 유튜브의 홍수를 보자면 과연 공정위 단속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뒷광고 행위가 절발된 숱한 유튜버들이 그저 정서적 효과 외에는 기대할 것이 없는 ‘공개사과’를 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방송을 지속하는 것도 불공정 광고에 대한 처벌이 현실적·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과 관련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뒷광고 관행은 유튜브 시대의 특징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전에는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며 상업성과 순수한 취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콘텐츠 제작자들이 매체를 옮겨탔을 뿐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영악한 유튜버들에게 속지 않는 예리한 식견과 감각을 갖추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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