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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에서 성진가(家)의 실세 서한숙 역을 맡은 김미숙의 존재감이 나날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성진가를 이끄는 서한숙(김미숙)의 절대적인 카리스마는 첫 등장에서부터 명확히 드러났다. 감정의 고저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 손짓 하나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캐릭터의 성정을 제대로 파악하게 했다.
김미숙 역시 “서한숙은 쓸모의 가치로 주변의 인물을 가르고 취하는 캐릭터”라며 “안되는 게 없고 모르는 게 없는 그야말로 세상이 그녀의 손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며느리인 윤재희(수애)와 그의 줄다리기같은 팽팽한 관계는 외려 보는 이들이 살이 떨릴 정도다. 극 초반 윤재희가 쓸모를 다했다고 생각, 늘 하던 것처럼 그를 몰아내려던 서한숙은 총구를 들이민 자신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것이 아닌 죽기 살기로 달려든 며느리의 독기에 원래 계획을 철회하며 호의적으로 변한 듯 했다.
병원에 누운 윤재희에게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는 등 전에 없던 자애로운 시어머니의 모습은 서한숙의 변화를 여실히 체감하게 했던 바. 하지만 “죽기를 각오한 아인데 앞으로 무슨 일이 닥쳐도 아프다 힘들다 엄살 부리진 않을 거 아냐”라는 서한숙의 말에는 윤재희의 이용가치를 다시금 재고 중인 속내가 숨겨져 있었다.
이렇듯 서한숙의 말과 행동에는 보이고 들리는 게 다가 아닌 여러 겹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혼외자를 뒀다는 이유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그가 성진가 최고자리에 군림하며 정, 재계 인사들을 쥐락펴락하기까지 고난 끝에 체득한 처세술과 내공이 전해진다.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서한숙의 행보는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높이고 있다. 과연 김미숙의 말처럼 성진가를 넘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는 서한숙은 어디까지 이룰 것일지 앞으로의 전개를 한층 더 기대케 한다.
‘공작도시’는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