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소득 3만달러의 덫...한국병 치유에 미래 달렸다

  • 등록 2023-06-05 오전 5:00:00

    수정 2023-06-05 오전 5:00:00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017년 이후 올해로 7년째 3만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2022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GNI는 3만 2886달러로 2021년에 비해 2637달러(7.4%)나 줄어들었다. 경제성장률이 2%대에서 정체된 가운데 환율이 연평균 13% 가까이 오른 탓이다. 올해도 저성장과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어 1인당 국민소득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덫에 갇힌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는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와 있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도 그러한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국민소득 3만달러대에 오른 주요국 가운데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일본은 평균 6년 만에 4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탈리아만 2004년 이후 올해로 18년 넘게 3만달러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탈리아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탈리아는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나라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정치적 갈등이 특히 심하고 노동조합의 힘이 강하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정책이 일상화한 나라이기도 하다. 여러 모로 우리나라와 비슷해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이탈리아병을 능가하는 한국병 증세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 대응에 이탈리아 이상으로 실패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앞으로 5년간 취업자 증가 폭이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노동력 공급 대책은 별무소식이다. 비생산적인 정쟁, 구시대적 노동쟁의, 선심성 퍼주기 정책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가 정신 차리고 모든 분야에 걸쳐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에 나서야 한다. 반도체 등 극소수 품목에 집중된 기존의 경제성장 도식에 얽매여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다각적이고 지속력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정부·여당의 무능·무책임 탓이 크지만 야당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발목 잡기 구태를 벗어나 미래 생존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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