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동산발 위기경보 울리는 중국경제, 남의 일 아니다

  • 등록 2023-08-17 오전 5:00:00

    수정 2023-08-17 오전 5:00:00

중국의 매출액 1위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향후 30일 안에 만기 도래 채권의 이자를 갚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 된다고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헝다·완다 그룹 등 초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방 건설사 수백 곳이 연쇄 도산하면서 아파트 건설 공사 중단과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경제가 부동산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부동산 주도형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경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진작과 모기지 대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 20여년 동안 고도성장을 누렸다. 그 결과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선전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2~3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정부가 뒤늦게 규제를 통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황이 닥쳤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집값이 폭락하고 부동산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대출 부실화와 금융불안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재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위기는 중국경제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0.3%)와 생산자물가(-4.4%)가 동반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이 겪고 있는 부동산 위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 한국경제도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사기), 부동산 PF대출 부실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중국 수출이 올 하반기에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위기를 피하려면 집값을 안정시키고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동산 관련 부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청년들에게 빚 내서 집 사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붐을 조성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거품 붕괴와 위기로 이어진다. 중국경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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