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데일리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3년 서울대 신규채용 교수 취득학위 대학명’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에 채용된 48명의 교수 가운데 학부가 서울대 출신인 교수는 36명(75%)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학·석·박사를 모두 서울대에서 마친 교수는 1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연세대 3명, 고려대 2명 등 서울 주요 사립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이 뽑혔다. 지방 사립대 출신의 교수는 1명(계명대)에 불과했다.
비록 상반기 교수 채용 현황이기는 하나 서울대가 매년 국정감사에서 외부 출신의 진입 장벽을 높게 쌓아 질타 받아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순혈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출신의 수도권 한 유명 사립대 교수도 “서울대와 비슷한 수준의 해외 대학을 보더라도 서울대처럼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서울대는 단순하게 수월성만 놓고 교수를 뽑는 경향이 강해 순혈주의 논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해외파 교수 출신 상당수가 미국 대학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런 쏠림 현상 탓에 연구중심대학인 서울대가 지나치게 특정 국가의 학문이나 문화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국가, 대학 출신의 교수가 많을수록 학풍이 보수적으로 편향되는 등 학문의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서울대가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특정 국가나 대학 출신을 고집하지 않는 등 학문적 다양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