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일중독 한국인의 슬픈 자화상 ‘번아웃증후군’

WHO, ‘번아웃증후군’ 질병 아니지만 직업관련 증상으로 인정
직장인 95%가 번아웃증후군 경험
  • 등록 2019-06-11 오전 1:13:57

    수정 2019-06-11 오전 1:13:5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열린 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서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정의한 ‘번아웃증후군’을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분류했다. 의학적으론 질병은 아니지만 ‘건강상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 가볍게 여겨졌던 ‘직장 내 스트레스’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번아웃(burn out)의 사전적 의미는 △에너지를 소진하다 △다 타다 △가열되어 고장이 나다 등으로 정의돼 있다. 번아웃증후군이란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1%가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증후군은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만성적인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이 심해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 같고 예전과 달리 열정이 사라졌다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이전에 비해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일과 자기 자신,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등의 증상을 느낀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윤현철 고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번아웃증후군은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힘에 겨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틈틈이 여유를 갖고 편안한 대화, 운동, 여가활동 등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극복에 도움이 된다. 증상 수준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이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우리사회는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 기분장애나 가벼운 정신 질환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는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기 힘들다. 이에 윤 교수는 “보다 여유를 갖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의 아픔도, 너의 아픔도 아우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한국 직장인의 95%가 경험한다는 ‘번아웃증후군’이 최근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질병은 아니지만 직업관련 증상으로 인정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에 지쳐 잠시 쉬고 있는 직장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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