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몽 '일장춘몽' 되나…곳간 비어가는 中경제

이르면 올해 경상수지 적자 기록할 듯
무역수지 흑자 줄어드는데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 커져
당국조차 파악 못하는 외화 유출 규모 상당해
위안화 약세 압력 강화…일대일로·위안화 국제화 차질빚을 듯
  • 등록 2019-06-24 오전 12:00:00

    수정 2019-06-24 오전 8:49:41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판 신실크로드) 정책 등 중국을 글로벌 패권 국가로 자리 잡는데 한몫을 했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쪼그라들더니 적자전환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갈수록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2018년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민총생산(GDP) 대비 0.4%에 불과했다. 한때 경상수지 흑자 폭이 GDP의 10%를 차지, 전세계 달러를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하던 중국은 최근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올해 경상수지 적자 국가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2022년에는 경상수지 적자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경제력을 앞세워 시진핑 주석이 추진해 온 ‘중국몽’(中國夢)이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中 경상수지 적자전환 눈 앞

경상수지 적자 국가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지는 않는다. 중국은 2018년 기준 2조 10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대외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3위다.

그러나 중간에 실종된 자산도 어마어마하다. 통상 경상수지 흑자는 고스란히 대외순자산 증가로 이어진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총 2조달러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대외순자산은 7400억달러에 그쳤다.

1조 2000억달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조2000억달러가 사라진 주원인으로 ‘오차 및 누락’(Error and Omission)을 꼽았다. 명확하게 분류되지 않는 외화 흐름을 통틀어 명시하는 오차 및 누락은 2009~2018년 총 1조 10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엄청난 돈이 국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중앙인민은행의 전 금융정책위원인 위용딩(余永定)은 2017년 논문에서 중국기업이 미국을 대상으로 100만달러 매출을 올려도 은행 계좌에 들어오는 대금은 50만달러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외화가 중국에 들어오지 않고 중간에 ‘행방불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무역수지 흑자폭이 워낙 커 대외자산 일부가 들어오지 않아도 중국의 외화자산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수출에 ‘빨간 불’이 커진 상태다.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60%를 차지하는 대미 흑자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높은 수준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서비스수지 적자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기준 여권을 소지한 중국인은 2억명에 불과하다.

닛케이는 도쿄의 맨션을 지난해 수천만엔에 구입한 베이징 출신 한 회사원의 사례를 들며 여행수지 적자 증가가 단순히 중국인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만은 아닐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용딩 전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은 “여행이라는 명목하에서 금융·부동산 등 해외자산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행수지 적자의 60%는 중국 외환당국의 감시를 피해 나간 해외투자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외자산 1조1000억달러 실종…소득수지 누락

통상 무역수지가 악화하면 서비스 수지나 해외자산에서 얻는 이자나 배당 등 소득 수지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국의 소득 수지는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없다. 매년 막대한 차이나머니가 해외자산에 투자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정확히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중국의 외화자산 ‘곳간’ 역시 쪼그라들면 위안화 가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장밍(張明) 중국사회연구원은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막대한 외화자산을 바탕으로 위안화 국제화, 신흥국·개발도상국 융자확대를 통한 영향력 증대 등 중국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시진핑 정부의 구상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장 연구원은 “국제수지 관리 투명성을 높이고 반부패 운동을 강화해 자본 유출을 줄여야 한다”며 “위안화 변동성을 높이는 등 시장 자율성을 높이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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