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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판치는 포퓰리즘, 법과 세금이 대선 표 낚는 도구인가

  • 등록 2021-12-01 오전 5:00:00

    수정 2021-12-01 오전 5:00:00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표심을 겨냥한 입법·세금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 계층과 집단, 지역을 의식한 입법 추진 발언이 툭툭 튀어나오는가 하면 개정된 법 적용이 시행 직전 여야 합의로 미뤄지는 등 국정이 선거에 휘둘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인 법률과 세금을 정치권이 표심 낚는 도구로 인식한 데 따른 결과다.

여야는 그제 가상자산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 시점을 당초 예정된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늦추는 데 합의했다. 관련 법안은 작년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5월 처음 유예를 주장하자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국민의힘도 동조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발했지만 여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청년층 표심을 염두에 둔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훼손하고, 국가의 조세정책을 손바닥 뒤짚듯 한 격이다. 민주당은 올해부터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기로 돼 있었던 주식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작년 말 기재부를 압박해 종전대로 유지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무너뜨린 바 있다.

정치 셈법에 따라 스케줄을 멋대로 바꾸는 세금 포퓰리즘 못지않게 특정 계층과 지역을 위한 맞춤형 법을 만들거나 기존 법을 바꾸려는 입법 포퓰리즘도 국정을 흔들고 있다. 최근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찾아 ‘역사왜곡에 대한 단죄법’을 제정하겠다고 한 이 후보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의 발언은 신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많은 희생을 당한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려는 취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특정 정권이 역사 해석을 독점할 수 있느냐”는 비판과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당이 법 개정 추진을 공언한 ‘공공부문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노동계를 의식한 포퓰리즘 지적을 받고 있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여야는 생사를 건 싸움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권 싸움에 법이 흥정 대상으로 전락하고 정치적 선심 공세로 경제 운용의 룰이 망가진다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떠넘겨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법과 세금을 표와 바꾸려는 저열한 행위와 발언을 이제라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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