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시장이 방향을 찾지 못하던 차에, 유가가 59달러대로 추가상승하자 가격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졌다.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량과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는 소식에 S&P500 지수가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수들은 오전장중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후속 매수를 지원할 재료가 제시되지 못하자 증시의 기세는 이내 꺾여 버렸고, 이후 무기력한 내리막길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다우지수는 0.51%, 54.70포인트 하락한 1만596.48, 나스닥지수는 0.60%, 13.0포인트 내린 2166.74, S&P500지수는 0.38%, 4.65포인트 떨어진 1229.03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64% 하락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7억322만주, 나스닥에서 14억9022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34대60, 나스닥에서는 36대59였다.
◆유가 59불대로 상승
지난주말 반등 재료가 됐던 유가 상승세가 이날 증시에서는 하락 재료로 돌변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경질 원유 9월 인도분은 35센트 상승한 배럴당 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엇갈린 기업실적
통신회사 벨사우스(BLS)의 2분기 순이익은 주당 46센트로 월가 예상치를 3센트 웃돌았다. 매출액은 8억4900만달러로 기대치와 부합했다. 벨사우스는 0.34% 올랐다.
다우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2분기 순이익이 16% 증가, 사상 최대치인 주당 81센트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8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MBNA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 고객이 증가한데 힘입었다. 매출도 11% 증가한 80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아멕스는 0.02% 내렸다.
제록스(XRX)의 2분기 순이익은 주당 20센트로 예상치 23센트에 못미쳤다. 주가는 6.05% 급락했다. 매출액도 2% 늘어난 39억2000만달러로 기대치에 2400만달러 미달했다. 제록스는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에 미달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모토롤라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 지속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른 모토롤라는 2.7% 급등했다. RBC캐피털마켓은 모토롤라(MOT)에 대한 목표가를 20달러에서 24달러로 상향조정하고, `시장 상회` 의견을 재확인했다. 마크 수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애널리스트 미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모토롤라는 2분기중 주당 26센트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 25센트도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동기비 17% 늘어나 기대치를 능가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구글(GOOG)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주당 5.83달러에서 5.9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예상치는 7.11달러에서 7.33달러로 높였다. 그러나 지난주의 실적 실망감이 잔존, 주가는 2.17% 하락했다.
◆M&A
세계 최대의 복제약품 업체인 이스라엘의 테바는 74억달러에 아이백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는 26달러로 지난주말 종가에 13.6%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장초반 급등했던 테바(TEVA)는 인수자금 부담 우려가 부각, 오름폭이 0.22%로 축소됐다. 아이백스(IVX)는 10.01% 상승했다.
월풀은 지난 22일 메이택 인수가격을 주당 17달러(총 13억5000만달러)에서 18달러(총 14억4000만달러)로 상향제안했다. 이에 메이택은 "월풀이 지난주말 인수가격을 상향함에 따라, 월풀의 제안이 리플우드 제안보다 보다 나은 딜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메이택과 리플우드는 주당 14달러(총 11억3000만달러)에 매매키로 합의했었다. 메이택(MYG)은 4.94%, 월풀(WHR)은 7.13% 상승했다.
◆기록적인 주택 판매 vs. 위안화 충격 우려
한편, 6월 기존주택 판매는 2.7% 증가, 사상 최대치인 733만호(계절조정 연율환산)로 집계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마켓워치 집계 중간값) 713만호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5월 판매분도 714만호로 1만호 상향수정됐다. 6월중 중간 판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상승한 21만9000달러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승률은 지난 1980년 11월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주택건설업 지수(HGX)는 2.56% 급락했다. 사상 최고치 수준에 이른 주택건설주가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위안화 절상에 따른 미국 주택시장 충격 우려가 부상하자 매물을 던졌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3일자에서 "위안화 절상이 1987년 `블랙 먼데이`처럼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 파국적인 결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미 국채 매입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