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라더니, 신장이식은 왜?

미세혈관 밀집된 신장은 당뇨 영향 커, 투석이나 이식까지 필요하기도
신장기능 10% 미만돼야 자각증상, 단백뇨 검출됐다면 당뇨병성 신증
평소 혈당·혈압관리에 신경 쓰고 6개월마다 신장기능 검사해야
  • 등록 2015-08-24 오전 3:59:51

    수정 2015-08-24 오전 3:59: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6개월 전에 제2형 당뇨 진단을 받은 A씨(58)는 최근 정기검진에서 단백뇨(알부민뇨)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당뇨환자에게 단백뇨가 나왔다는 의미는 신장합병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단백뇨가 나오는 단계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말기 전 단계인 4단계에 해당되며 당뇨병력이 12~ 24년 정도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때는 고혈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고 신장이 이미 제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상태로, 만약 그 다음 단계인 신부전증으로 발전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는 것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당뇨 때문에 신장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소하고, 언뜻 당뇨와 신장이 크게 연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신장은 당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장기 중에 하나다. 당뇨로 혈액 내 포도당 수치가 올라가면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높은데 신장은 미세혈관이 밀집되어 있는 장기라 그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최수봉 건국대병원 당뇨센터 교수는 “제2형 당뇨의 경우 정확한 발병시기를 모르거나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고, 신장 또한 이미 기능을 많이 상실한 후에나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장기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발견했을 때 이미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도 많다”며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아 혈당관리에 소홀한 경우에도 당뇨병성 신증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혈당관리와 더불어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포도당 많은 걸쭉한 혈액이 몸 곳곳에서 합병증 유발

당뇨는 포도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은 음식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췌장 기능의 이상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경우에는 포도당이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그대로 남게 된다.

세포가 에너지원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혈액 속의 과도한 포도당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포도당 때문에 끈적해진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뇌졸증, 관상동맥질환, 방광염, 신우염, 족부궤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신장처럼 미세혈관이 밀집되어 있는 곳은 고혈당에 더욱 취약하다. 혈액을 여과해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의 사구체는 소동맥에서 나온 모세혈관이 털뭉치처럼 얽혀있는 기관인데, 당뇨 때문에 걸쭉해진 혈액으로 인해 모세혈관이 막히고 혈관벽이 딱딱해지면서 신장의 기능을 잃게 된다. 실제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1/4이 당뇨병 환자고, 당뇨 합병증 중에서도 신장합병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비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기능 10% 미만일 때 증상 나타나 더 위험, 초기 발견이 중요

신장이라는 장기의 특성상, 병이 진행되고 치료가 불가능한 정도가 되기 전까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신장 기능이 15~30%일 때도 식욕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해지는 정도밖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투석이나 신장이식 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는 정도의 중증 상태, 즉 신장기능이 10% 미만으로 떨어져서야 온몸이 심하게 붓고 호흡곤란 증상 등이 나타난다. 때문에 정확한 발병시기를 알 수 없고 뒤늦게 당뇨진단을 받은 제2형 당뇨의 경우에는 이미 신장질환이 상당부분 진행된 경우도 있다.

최수봉 교수는 “손상된 신장은 회복이 어렵고 지속적으로 상태가 악화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신장질환의 위험이 없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당뇨를 오래 앓았던 환자의 경우에도 유병기간이 5~6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신부전의 위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6개월 마다 단백뇨(미세알부민뇨)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합병증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 식이요법 및 인슐린 요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데, 안정적인 혈당관리를 위해서 혈당 조절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29개 당뇨병센터가 공동으로 연구한 ‘당뇨병 조절과 합병증에 관한 연구’(DCCT)에 따르면 인슐린 펌프가 포함된 치료군이 기존 인슐린 요법 치료군에 비해서 당뇨 신장합병증 발생을 60% 정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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