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 위기의 일본 골프장이 주는 교훈

  • 등록 2019-05-23 오전 7:16:52

    수정 2019-05-23 오전 8:57:03

사진은 특정 내용과 관련 없슴.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요즘 일본 골프업계는 우울하다. 시대의 변화를 대비하지 못한 탓에 경영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골프장은 2002년 2460곳까지 늘었다. 예상과 달리 골프인구는 감소했다. 일본골프경영자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일본 골프장 이용자는 8655만6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1992년 1억232만5000명보다 약 18% 줄었다.

골프인구가 줄고 이용객이 감소하자 매출에 타격을 입은 골프장이 늘어났다. 2018년 일본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1.6%로 적자상태에 빠져있다. 결국, 경영악화를 반복한 골프장은 버티지 못하고 도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협의회에 따르면 2017년에만 12곳, 2018년에는 20곳 골프장이 문을 닫았다. 2460곳이었던 골프장은 2018년 기준 2257곳으로 줄었다. 소비자 피해도 속출해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거나 파산으로인해 휴지 조각이 돼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

일본의 골프장이 위기를 맞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소비력이 강한 젊은 세대가 골프를 하지 않으면서 신규 골퍼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케이 신문에선 젊은 세대가 골프를 하지 않는 이유로 비용 부담을 꼽았다. 골프채를 사고 레슨을 받고 골프를 치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여가활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 꺼리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낸 바 있다. 또 최근 일본의 젊은 세대는 자동차를 사는 것조차 부담을 느낄 정도로 현실적인 생활을 추구한다. 일본에선 자동차 구입 때 운전자가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차고지증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차공간이 확보된 집에서 사는 게 어려운 젊은 세대들은 아예 자동차 구매를 미루고 있다. 즉,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골프를 하기란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

우리 골프시장은 어떨까. 일본과 달리 같은 기간 국내 골프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했다. 다양해진 골프문화 덕분이었다.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시장이 탄생했고 신규 골퍼를 만들어내는 창구역할을 했다. 골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젊은 세대들이 스크린골프를 통해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배울 기회로 삼았다.

국내 골프장업계가 일본처럼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준비를 해야 한다. 골프장까지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왕복 셔틀버스 운행하거나 미국이나 일본처럼 클럽프로를 고용해 골프장에 찾아온 골퍼들이 잠깐이라도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이용횟수만큼의 혜택을 주는 것도 좋다. SNS 활동이 생활화된 젊은 세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자주 하는 것도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도입되고 있는 캐디선택제나 마샬 캐디(코스의 정보만 제공하는 역할)는 골퍼가 기존처럼 편하게 라운드하면서 이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다. 벨라스톤 골프장은 일찍 마샬 캐디 제도를 도입, 팀당 평균 12만원이었던 캐디피를 7만원으로 낮추면서 골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8년 만에 소폭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골프장 내장객이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1.1% 감소폭이라 8년 만의 내장객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본처럼 골프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이어져 골프산업이 위축될까 염려된다. 위기를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서비스를 찾아 등을 돌린 골퍼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도록 골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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