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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금 축내는 '깡통' 위원회, 구조조정 칼날 더 세워야

  • 등록 2022-07-07 오전 5:00:00

    수정 2022-07-07 오전 5:00:00

정부가 629개의 정부 소속 위원회를 전수 조사한 후 최대 50%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중 대통령 직속 위원회(20개)는 최대 70%까지 없애기로 했다.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고비용·저효율 위원회를 대폭 줄여 나라 살림의 군살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한 행정기관 위원회법을 고쳐 원칙적으로 모든 위원회의 존속 기한을 최대 5년 이내로 정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위원회가 장기간 존재하면서 책임 행정을 저해하고 예산만 축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포석이다.

위원회 구조조정은 행정안전부의 추진 계획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실행 의지가 확고하다고 볼 수 있다. 검찰 이외 타 부문의 국정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윤 대통령의 눈으로 보기에도 정부 위원회들은 상당수가 운영과 성과 면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비해 문재인 정부 때 73개(13.5%)나 늘어났고 위원회당 연평균 33억원의 예산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속 위원회 수가 60개가 넘지만 3분의 2가 올해 회의 개최가 아예 없었거나 한두 차례만 열렸다”는 한 부처 장관의 말에서 알 수 있듯 허술하고도 방만한 운영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 위원회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각종 위원회(2020년 말 2만 8071개)난립에 따른 폐단은 세금 낭비만이 아니다. 민의 수렴 또는 공론화 등을 핑계로 행정의 비효율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친정권 인물들에 대한 보은 인사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 또한 크다. 관련 법률개정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과 비협조 등 많은 난관이 닥칠 게 분명하지만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밀어붙이지 않으면 안 될 확실한 이유다.

윤 대통령은 그제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 효율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자신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공기업 개혁에 이어 빈 깡통의 위원회 감축이 나라 살림의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국민 앞에 내보인 것이라면 반드시 실행에 옮기고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문 정부 5년간 무너져 내린 재정 건전성의 둑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구조조정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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