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협화음 커진 플랫폼법...규제ㆍ혁신 균형 잃지 말아야

  • 등록 2024-01-16 오전 5:00:00

    수정 2024-01-16 오전 5:00:00

정부가 추진 중인 플랫폼법(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제정과 관련해 이 법이 혁신경제를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플랫폼 독과점 폐해 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플랫폼법 제정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득보다 실이 큰 또 하나의 규제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법안 내용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정부는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행위로 피해를 입는 중소 상공인들을 위해 플랫폼법을 제정하겠다지만 중소 상공인들이 모두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영세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플랫폼법 제정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플랫폼을 통해 얻고 있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플랫폼법으로 인해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플랫폼법 제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내 이견도 무시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소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 안에서도 논란이 많다”면서 법안 제정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와 다소 다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에게 무료 또는 저가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을 장악한 뒤 가격을 올려 독과점 이익을 거두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는 플랫폼이 여러 폐해를 낳는 것은 분명하다. 끼워 팔기, 다른 플랫폼 이용 금지 요구 등의 불공정행위도 많이 저질러진다. 그러나 플랫폼이 사업자와 소비자 간, 사업자와 사업자 간 온라인 연결을 통해 시장진입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것은 사실이다. 산지 직거래, 차량 공유 등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되는 요람이기도 하다.

관건은 균형에 있다. 독과점 규제와 혁신 촉진이라는 두 가지 가치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내 플랫폼이 해외 플랫폼보다 규제의 불이익을 더 많이 받게 되면 안방 시장을 외국에 내주는 교각살우의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관련 산업과 시장 현장의 목소리를 균형있게 수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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