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조 들여 2분 단축, 달빛고속철...내 돈이면 이리 쓸까

  • 등록 2023-11-24 오전 5:00:00

    수정 2023-11-24 오전 5:00:00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세금 퍼주기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광주 사이에 복선 고속철도를 놓는 달빛고속철 사업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대구에서 만나 달빛고속철도특별법의 연내 처리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 법안은 11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달빛고속철은 ‘달구벌’(대구의 옛 이름)과 ‘빛고을’(광주의 순 우리말)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2038년 아시안게임 대구·광주 공동 유치와 균형 발전, 동서 화합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대규모 국책사업을 명분 만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 이 사업은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값이 0.483에 그쳤다. 투입 예산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예타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절차로는 추진하기 어렵다.

달빛철도 사업은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으로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면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최고 시속 250㎞인 고속화 일반철도를 단선으로 건설하는 내용이었으나 달빛고속철도특별법이 발의되면서 최고 시속 300km로 달리는 복선 고속철로 둔갑했다. 예상 사업비도 6조원(단선 고속화 일반철도 기준)에서 11조원(복선 고속철 기준)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소요 시간은 전자가 86분, 후자가 84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예상 완공 시점인 2035년을 기준으로 하루 이용객은 주중 7800명, 주말 9700명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달빛고속철도특별법은 대구가 지역구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월에 대표발의했으며 이 법안에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작 2분 빨리 가기 위해 5조원의 피같은 국민세금을 더 쓰는 법안을 연내 처리하자는 합의도 했다. 국정 현안마다 초강경 대치를 일삼아온 여야가 세금으로 표를 모으는 데는 한통속이 돼 나라 곳간을 거덜내고 있다. 법안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은 내 돈이라면 이리도 헤프게 쓸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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